수천억원대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협력업체 엔에스쏘울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송은석 기자)
KT 자회사인 KT ENS를 통한 수천억원대의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된 협력업체 대표 5명이 도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대출사기 관련 협력업체 7개사 가운데 5개 회사의 대표가 잠적해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당초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협력업체를 6곳으로 파악했으나 조사 결과 1개사가 더 늘었다.
도주한 5개사 대표 중 KT ENS 직원 김모(51·구속) 씨와 함께 대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N사 대표 전모(48) 씨는 지난 4일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나머지 4명은 비슷한 시기에 달아났다.
경찰은 전 씨에 대해 인터폴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나머지 4명은 출국금지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D사 대표 전모(43) 씨는 이미 불러 조사를 마쳤으며, 이날 오후 M사 대표 조모(42) 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상 대출인 줄 알았고, 모든 과정은 홍콩으로 달아난 전 씨가 주도했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전날 5개 업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협력업체들이 대출 관련 자료를 사전에 없애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어 경리직원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허위매출과 관련된 증거를 일부 확보했지만 자세한 결과는 분석을 모두 마친 뒤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울러 대출 피해를 입은 16개 은행을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액이 현재로선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조사를 조금 더 진행하면 조만간 전체 피해액 추정치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