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첨단 온라인 환경을 자랑하는 '인터넷 공룡' 한국이 정부 감시·규제의 측면에서는 '암흑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인터넷판에 게재한 '한국이 인터넷 공룡인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이례적으로 빠른 인터넷 접속 환경을 누리고 있을지는 몰라도, 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한국은 인터넷에 관해서라면 세계적 선두주자를 자임한다"고 운을 떼고는 "다른 면에서 보면, 이 미래의 국가는 암흑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한국 인터넷의 일부분이 매주 정부의 검열로 끌어내려진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요구로 지난해 국내 웹페이지 약 2만3천건이 삭제되고 6만3천건이 차단됐다고 언급했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한국을 '부분적으로 인터넷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로 분류한 점,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이집트와 러시아, 태국 등과 함께 한국을 '인터넷 감시국' 명단에 올린 점도 거론했다.
잡지는 또 "일부 관리들은 진짜 댓글을 삭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악성(rogue) 댓글 달기도 즐기는 듯하다"며 "일군의 정보요원들이 2012년 대선 직전에 가짜 신분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올린 혐의로 수사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더불어 한국인들의 '저항'으로 남성의 성기 사진을 2011년 블로그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던 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그리고 '미네르바' 박대성씨 사례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각국의 다양한 현상을 해설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설명'(The Economist explains) 코너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