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후보 간택과 관련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진원지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새누리당 지도부는 경선 흥행에 불을 붙여 서울 탈환을 노린다는 구상이지만 ‘친박 낙점’ 논란이 일며 잡음이 일고 있다.
주류 친박계가 김황식 전 총리를 밀기로 하고 경선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건데, 이 경우 7선의 정몽준 의원(서울 동작을)은 경선의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친이계 등 비주류는 날을 세웠다. 이재오 의원은 “김 전 총리와 정 의원이 모두 나오면 계파 갈등이 불거진다”고 우려했다. ‘김황식-친박’과 ‘정몽준-비주류’ 구도로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친박 독주에 대한 반발과 견제 심리가 깔려있다. 친박계가 차기 대권 주자 중 하나인 정 의원보다는 아직 정치인 물이 들지 않은 김 전 총리를 내세워 당내 주도권을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측에 더 불을 지핀 것은 지난 9일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의 긴급 기자회견이었다. 원조 친박이자 4선 중진으로 지난달 27일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정 의원은 불과 13일만에 결정을 뒤집고 불출마로 돌아섰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스위스 방문 수행을 박심(朴心)으로 연결시키며 의욕을 불태웠던 정 의원의 갑작스런 입장 번복은 당내에서 다양한 추측과 시나리오를 낳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부산·경남권 공천의 계파 안배라는 명분이 있기는 하다. 친박계 일색 공천이란 반발심을 사전 차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는 친박계의 체제 유지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인 친이계 출신 김기현 정책위의장(3선·울산 남구을)에게 울산시장 출마의 길을 열어주고 이를 통해 원내대표 출마 의지가 강한 남경필 의원(5선·경기 수원병)의 경기도지사 출마도 압박하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에 이어 친박계를 당선시켜 당내 장악력을 놓지 않겠다는 시나리오라는 풀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10일 CBS와의 통화에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경필 의원 측은 “일부 언론에서 경기도지사 출마설을 흘리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원내대표 출마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남 의원은 12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