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박대통령 국정철학 전달할 적임자라 밝혀
-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KBS 뉴스 믿어달라고 입을 놀릴 수 있겠느냐
- 정치권 진출위해 언론 지위 악용하면 국민 불신 커져
- 기자 스스로의 자정 노력에 기댈 수 밖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5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화제의 뉴스를 살펴보는 뜬 뉴스, 오늘은 청와대 대변인 임명 관련 소식, 오마이 뉴스 이승훈 기자와 얘기 나눕니다. 이기자, 공석 중이던 청와대 대변인에 현직 기자인 민경욱 KBS 문화부장이 임명됐어요?
◆ 이승훈>이번 대변인 인선은 김행 전 대변인 사퇴 후 40여일 만에 이뤄진 건데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풍부한 언론 경험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국민들에게 잘 전달할 적임자”라고 밝혔습니다. 민 대변인은 연세대를 나와 1991년 KBS에 입사해 정치부, 기동취재부, 사회부 등을 거쳤습니다.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는 간판 뉴스인 뉴스9 앵커를 역임했습니다. 대변인에 선임되기 직전까지는 보도국 문화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민 대변인은 인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소통을 증진하는데 일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 정관용> 현직 언론인이 곧바로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한 것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죠?
◆ 이승훈>불과 몇 개월 전까지 공영방송의 메인뉴스 앵커를 맡았던 언론인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보통 언론인이 공직이나 정치권으로 진출하는 경우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거치는 최소한의 언론 윤리였는데 민 대변인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민 대변인은 대변인 인선 발표 하루 전인 어제만 해도 9시뉴스 데스크 분석 코너에 문화부장으로서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민 대변인의 처신은 KBS 내부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윤리강령 1조 3항에는 "KBS인 중 TV 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규정돼 있는데요. 민 대변인은 9시 뉴스 앵커에서 물러난 지 이제 3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KBS 내부 분위기는?
◆ 이승훈>민경욱 앵커의 대변인 기용에 대해 KBS 내부에도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KBS 기자들의 여권행 러시가 이어지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독립성 시비가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생활 14년차를 맞고 있는 공채 27기 기자들은 성명을 통해 “언론사 뉴스 핵심 인물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정권과 손을 잡은 사례는 한국 언론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며 “앞으로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우리 뉴스를 믿어달라고 호소하고, 우리 뉴스는 공정하다고 감히 입을 놀릴 수 있겠는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KBS의 앵커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앉히겠다는 발상이 경악스럽다”며 대변인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정관용> 언론 윤리상 심각한 문제인 것 같은데 개선할 방법은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