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극단주의적 정보가 게재된 인터넷 사이트를 법원의 판결없이 검찰 요청만으로 잠정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이 1일(현지시간) 발효됐으며 현지 인터넷 사이트 4곳이 곧바로 제재를 받았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로스콤나드조르'(통신·정보기술·매스미디어 감독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차장의 요청으로 인터넷 사이트 4곳에 대한 접근을 잠정 차단했다"면서 "이 사이트들이 극단주의적이고 사회적으로 위험한 정보를 유포시켰다"고 밝혔다. 감독청은 어떤 사이트들이 폐쇄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사이트 폐쇄는 새로 채택된 '정보 및 정보기술,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발효에 따른 것이다. 새 법률에 따르면 검찰 총장과 차장은 극단주의적 유해 정보를 담은 사이트 잠정 폐쇄를 로스콤나드조르에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감독청은 곧바로 통신사업자에게 해당 정보나 이 정보가 담긴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것을 지시해야 한다.
감독청의 지시를 접수한 통신사업자는 1시간 내에 해당 정보와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야 하며 유해 정보가 제거된 뒤에야 사이트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법원 판결로만 가능했던 극단주의 사이트 폐쇄를 검찰의 판단만으로 가능케 한 것이다.
극단주의 정보에는 소요 선동, 민족 및 종교 갈등 조장, 테러 활동 참여 호소, 불법 집회 참가 호소 등이 폭넓게 포함됐다. 이같은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넷 언론사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지 야권과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새 정보법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와 집회 및 시위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며 반발해왔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012년 7월 청소년에게 유해한 포르노, 자살 및 마약 관련 정보 등을 담은 사이트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법원의 판결을 거치지 않고 해당 사이트 폐쇄나 접근 차단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통제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날 발효된 새 정보법은 기존의 유해 사이트 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으로 야권과 비정부기구(NGO), 인터넷 사업자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