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길었다' 김기태가 31일 설날장사대회에서 통산 10번째 한라장사에 오른 뒤 꽃가마에 올라 황소트로피를 들고 관중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홍성=대한체육회)
씨름 베테랑 김기태(34, 현대삼호중공업)가 2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10번째 황소 트로피를 안았다.
김기태는 31일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설날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10kg 이하) 결정전에서 박정진(제주특별자치도청)을 3-0으로 완파했다.
2012년 보은대회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의 한라장사 복귀다. 통산 10번째 장사 타이틀이라 기쁨이 더했다.
생애 첫 장사를 노렸던 박정진은 김기태의 관록에 눌려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김기태는 첫 판을 들배지기와 안다리에 이은 잡채기로 따냈다. 기선을 잡은 김기태는 밀어치기와 안다리로 10번째 꽃가마를 탔다.
사실 김기태는 한라급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이주용(수원시청), 손충희(울산동구청) 등 후배들에 다소 밀렸다.
특히 8강전에서 이주용을 누른 것이 컸다. 김기태는 첫 판을 이주용에게 잡채기로 내줬지만 이후 들배지기로 거푸 판을 따내며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였던 이영호(부산갈매기)가 기권하며 체력을 비축한 것도 호재였다.
김기태는 "보은대회에서 생애 9번째 타이틀 이후 아홉수였는지 매번 아쉽게 장사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면서 "이번 대회만큼은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 아홉수를 깨고 싶었다.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