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전후해 정시모집 발표가 이어지면서 공식적인 대입 일정은 마무리되고 있지만 지역대학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분주하다.
합격을 하고도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하는 신입생들을 붙잡는 건 지금부터가 시작이기 때문.
더욱이 최근 논란이 일었던 '삼성 총장 추천제'와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안에서 지역대가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대학들의 마음은 더욱 다급한 상태다.
한남대와 우송대, 충남대 등이 지난달 정시합격자 발표를 한데 이어 설 직전인 오는 5일까지 대전지역 대학들의 합격자 발표가 이어진다.
이미 각 대학들은 대대적인 장학금과 혜택을 내세우며 신입생 잡기에 나선 상태.
목원대는 정시 최초합격자 전원에게 인문·사회계열은 80만 원, 이공계열은 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배재대도 올해 수능성적 우수 장학금을 대폭 늘렸다. 수능 영역별 등급에 따라 첫 학기 50% 장학금부터 최대 4년 전액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다.
한남대는 수능 수학영역과 영어영역 우수자에게 재학기간 동안 등록금과 도서비를 지원한다.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역대학 관계자는 "수도권 유출이 많은 상황에서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합격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서한문 등을 발송하는 '정성'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같은 신입생 유치전쟁은 입학을 목전에 둔 2월 내내 이어진다. 많게는 '10차' 이상 추가합격자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 일부 대학의 하소연이다.
상황도 더 어려워졌다. 백지화로 끝났지만 일부에서 '신 대학서열'로까지 일컬어졌던 삼성 총장 추천제에서 충청권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할당받으면서 허탈감이 크다.
여기에 앞으로 9년간 대학정원 16만 명을 줄이겠다는 정부 구조개혁안마저 사실상 '지역대 정원감축'에 방점이 찍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도권 쏠림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정부 정책부터가 지역대를 사실상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데 신입생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되는 인식을 개별대학들의 노력만으로 바꾸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