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야 왔니?' 한국전력 전광인(오른쪽)이 29일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둔 뒤 비소토를 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천안=한국전력)
이제야 본격적으로 1순위 신인의 진면목이 나올 태세다. 한국전력 토종 주포 전광인(23, 194cm)가 마침내 든든한 조력자를 얻었다.
전광인은 29일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협 2013-2014 V리그' 원정에서 16점을 올리며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양 팀 최다 22점을 올린 비소토와 함께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이날 전광인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88.24%. 스파이크만 떠뜨렸다 하면 득점으로 연결됐다는 뜻이다. 특히 후위 공격이 9점이나 될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전광인의 전반기 공격 성공률은 55.25%로 전체 3위였다. 그러나 후반기 2경기 맹활약으로 56.24%까지 끌어올려 러시앤캐시 송명근(55.86%)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비소토의 가세가 결정적이었다. 전반기 전광인은 사실 홀로 팀 공격을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포로 활약해야 할 밀로스의 부진으로 전광인이 '소년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전반기 국내 선수 득점 1위(18경기 379점)였다.
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거포와 함께 국내 선수들까지 가세한 다른 팀들에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결국 한국전력은 전반기를 8연패로 마치며 최하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밀로스의 대체 선수로 브라질 출신 세계적인 거포 비소토가 오면서 달라졌다. 상대 집중 견제가 분산되면서 전광인도 숨통이 트인 것이다.
비소토는 V리그 데뷔전이던 지난 25일 러시앤캐시전에서는 훈련 부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21점 공격 성공률 59.38%를 기록했고, 전광인도 13점 성공률 59.09%를 기록했다. 0-3 완패였지만 가능성은 발견했던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전이 압권이었다. 비소토가 1세트 100% 공격 성공률을 보이면서 상대 블로커들이 몰리는 사이 전광인에 대한 봉인이 해제됐다. 전광인은 중앙과 사이드를 가리지 않고 날아올랐고, 강타로 상대 코트를 유린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블로킹 개수 1위를 달리는 팀. 앞선 19경기에서 207개, 경기 평균 10개를 넘었다. 그러나 이날은 단 1개의 블로킹도 올리지 못했다. 비소토와 전광인, 여기에 77.78%의 공격 성공률을 보인 서재덕(11점)까지 누가 터질지 타이밍을 도통 잡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29일 현재 승점 17(5승15패)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 4위 대한항공(승점 29)와 격차가 상당하다.
그러나 시즌 막판이라도 믿음직한 주포를 얻은 점은 반갑다. 다음 시즌을 위해 차세대 V리그 간판스타 전광인과 서재덕 등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