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최고위원. 자료사진
민주당의 자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당권 내려놓기부터 노선 변경에 이르기까지 백가쟁명(百家爭鳴)식 토론이 연일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재성 의원이 주축이 된 '정치교체·정당재구성을 위한 혁신모임(가칭)'이 지난 28일 토론회를 열어 정치혁신 방안을 제안한 데 이어 김기식·박홍근 의원 등 초선 의원 20여명은 다음달 초 '혁신 블록'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29일에는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인 우원식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쳤다.
우 최고위원은 "민주당표 정치개혁안이 정리되면 기득권도 내려놓겠다는 과감한 제안과 함께 이를 관철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모든 자리를 내려놓겠다는 분명한 각오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다양한 혁신안을 제기하고, 민주당이 해내겠다는 약속을 수없이 했지만, 말로만 그치고 실천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민주당의 자성을 촉구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과 정치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당 지도부가 뚜렷한 정치혁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두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우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공천 관련 후보의 도덕성 기준을 강화하고, 책임정치 구현을 위한 공약 이행률과 서민정책 실현 정도 등을 엄정한 공천 기준으로 세워 인물교체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런가하면 민주당 부산진갑 지역위원장인 김영춘 전 의원은 정치혁신 방안으로 민주당의 '북한 민주화 선언'을 촉구하고 나섰다.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은 이날 '김한길 대표께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혁신은 북한 체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정리해 공개 발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햇볕정책 2.0'을 준비하겠노라 공표했지만 여전히 한가해 보이는 느낌"이라며 "전문가 이전에 정치원론적 입장이, 세부 정책 이전에 '선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북한의 3대 세습을 겨냥해 "민주당은 민주주의 이름으로 이 세습왕조체제를 비판하지 않았다. 장성택 일파의 숙청과 처형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입장 발표를 본 기억이 없다"며 "이런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수구적 진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현안들에 대해 민주당이 '침묵이 금'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보수파들은 민주당이 종북 좌파라는 비난을 거리낌 없이 퍼부어왔다"며 "김 대표가 당의 중지를 모아 '북한 민주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먼저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대표는 오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 자체 혁신방안과 개혁공천 등에 대해 일부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