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스노든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워 귀국 의향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스노든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서 유죄협상(플리바게닝)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노든은 23일(현지시간) 웹사이트 '프리 스노든' 질의응답 코너에서 "(간첩죄로 기소된 이상) 공익을 위한 행동이라는 방어논리를 내세울 수 없다"며 "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귀국이 미국 정부와 대중, 나 자신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집으로 돌아가거나 배심원단을 통해 재판을 받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내부고발자 보호법의 허술함을 지적하며 "불행히도 현행법으로는 나 같은 NSA 직원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기밀문서에 접근하려고 동료 직원들의 비밀번호 등 로그인 정보를 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동료들을 속인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중범죄 혐의자인 만큼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해왔다.
스노든은 지난해 11월 "진실을 말하는 것이 범죄가 될 수는 없다"면서 미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사면을 요구한 바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노든 발언에 앞서 미국 대통령 직속 인권감시위원회는 NSA의 대규모 통화 기록 수집은 불법이고 테러와 전쟁에도 거의 아무 가치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사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그와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홀더 장관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피해가 없으면 말고'라는 식으로 스노든을 사면하는 것은 무리한 이야기"라면서도 정부 기밀을 누설한 책임을 받아들인다면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폴리티코 등 외신은 미 당국이 스노든과 유죄협상(플리바게닝)에 나설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스노든이 사전 협상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홀더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대 행사에서도 "우리는 사면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뜻을 언제나 밝혔다"며 "대신 그가 미국에 돌아와 유·무죄를 따지겠다면 그의 변호사들을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