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이라크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다소 소극적인 몸싸움에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마치 '새색시'를 보는 듯 조심스러웠다. 너무나 조심스러웠던 탓에 거친 '모래바람'을 넘을 수 없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시브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0-1로 석패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 대회의 챔피언을 목표로 야심차게 도전에 나섰지만 또 다시 이라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광종 감독은 최근 3년간 각급 대표팀에서 이라크를 만나 4차례의 맞대결에서 3무끝에 첫 패배를 당했다. 앞서 3무 가운데 한 차례씩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렸지만 공식 기록은 3무로 남는다. 이 정도라면 '이라크 징크스'라고 할 수 있다.
이광종 감독과 하킴 샤키르 알 아자위 이라크 감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네 번째 맞대결.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몸싸움으로 부딪힌 이라크에 고전했다. 특히 공격수들이 주된 목표물이었다. 체격조건이 좋은 김현은 물론, 에이스 윤일록은 상대 선수들의 거친 반칙의 제물이었다.
특히 윤일록의 경우 상대 선수에게 밟히고 걷어 채이는 것은 기본이었다.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으로 맞선 이라크 선수들의 집중 마크를 당했다. 윤일록뿐 아니라 김영욱과 황도연 등이 거친 이라크 수비에 계속 당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이라크 선수들은 웬만한 공중볼은 허리보다 높이 다리를 들어올리며 계속해서 위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계속해서 몸싸움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마치 지난 8강전에서 김경중과 남승우가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이광종 감독의 소극적인 교체 카드 활용도 아쉬운 대목이다. 앞선 3차례의 맞대결에서 2차례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는 점에서 충분히 연장을 대비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에야 교체 카드를 꺼냈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