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버리고 전문성 쌓아야 삼성맨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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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채용 맞춤전략 세워야

 

"공채에 지원하려던 삼성이 갑자기 전형을 바꿔 당황스럽다. SSAT에 올인 하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곧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을 따라 채용방법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돼 무척 부담스럽다."
 
"열린 채용의 총·학장추천제가 정말 열린 채용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과연 대학의 총·학장들이 교내에 있는 학생들의 재능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지 의문이다. 추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생겨날 수 있는 많은 부정적 시선들도 걱정된다."

삼성그룹이 지난주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한 이후 취업준비생들이 '멘붕'에 빠졌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가 실시한 긴급 인터뷰 조사에서도 새 제도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 삼성 파격 채용실험에 취준생들 당혹

삼성은 갈수록 전문화·세분화되는 직무를 수행하게 될 지원자를 심층적·종합적으로 검증하고자 서류전형을 추가해 SSAT의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 도입하는 서류전형은 학점이나 학교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기에 입사지원서에는 세부 학업내역, 전문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과정과 성과, 가치관 평가를 위한 에세이 작성 등으로 구성된다.

또 전국 200여 개 모든 4년제 대학의 총·학장들로부터 우수한 인재를 추천 받아 채용과정에서 혜택을 줄 계획이다. 삼성은 총·학장 추천을 받는 연간 5000명 정도의 지원자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하고 바로 SSAT를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찾아가는 열린채용 도입을 통해 구직자들이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 연중 수시 채용형태로 우수 인재를 발굴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만 명이 몰리는 삼성고시 광풍은 일단 잦아들지만, 기존 채용제도에 초점을 맞췄던 구직자들은 상반기 채용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개편된 '삼성의 실험'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모(26)씨. 2년 동안 휴학까지 강행하며 취업준비에 몰두했지만 아직까지 부모님께 빨간 내복을 사드리지 못했다. 현재 노량진 학원에서 특강을 듣고 있는 그는 "지방사립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감안해 남들보다 더 화려한 스펙쌓기에 전념했는데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면서 "어떻게 다시 전략을 짜야할지 깜깜하다"고 말했다.

■ 결국 좁은문 여는 만능열쇠는 전문성

장씨는 "스펙보다 전문성을 쌓은 인재를 적극 뽑을 의사를 내비친 개편된 제도를 환영한다. 그러나 외국어는 모든 분야에 필요하다. 인턴십이나 관련분야에 대한 해외경험 등 결국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SSAT도 비중을 낮춘다고 하지만 언어, 수리, 상식, 추리 영역에 공간지각능력측정 영역이 추가돼 더 부담스럽다"며 "예전보다 삼성 입사가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표그룹인 삼성의 채용제도가 바뀌면서 다른 그룹의 신입사원 선발방식도 개편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삼성·현대차·LG·SK 등 '빅4'의 채용방식이 대입 수시전형만큼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겠지만 결국 좁은문을 여는 열쇠는 '전문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펙의 나열보다 자기소개서에 담긴 전문 역량에 따라 첫 월급을 받을지 못받을지 결정되는 셈이다.

박영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삼성의 열린 채용의 적극적 도입이나 다른 제도들이 우리나라 취업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데 있어 특정학교나 전공을 선호하지 않는다. 평상시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준비성, 즉 직무에 대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를 볼 것이다. 불필요한 스펙은 줄이는 대신 오히려 업무와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얘기다. 개편된 제도를 도입해 연간 5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상시모집은 1월 말~2월 초를 계획하고 있다. 평정심을 갖고 자신이 가진 것을 100% 알리고자 노력한다면 구직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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