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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사상 초유의 금융정보 유출사태에 고객들 분통

 

"재발급 받으라고? 어차피 또 유출될텐데…"

사실상 전 국민이 비밀번호만 빼고 다 털렸다는 초유의 금융정보 유출 사태와 마주하는 사람들 태도가 황망함을 넘어 시니컬하다.

KB국민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가 1억여 건 고객 정보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간 다음날인 20일, 해당 카드사에는 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 받으려는 문의가 폭주했지만 다른 한켠에선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출 사태에 이마저도 부질없는 일이라며 불신감을 숨기지않았다.

쌓인 분노는 집단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 이용자들은 "정보 유출 자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며 인터넷 포털과 카페 등지에서 소송 참가자 모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 "제 정보가 유출된 건 확인됐는데 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20일 오전 '어렵사리' 자신의 금융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한 직장인 김모(33)씨. 하지만 이후 대응방법을 몰라 불안감은 더 커졌다. 콜센터는 '먹통'이고 각 금융권에서 내놓은 대응방법은 시원찮다. 결국 홈페이지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방법들을 보고 대처 방법을 '공부'하느라 오전 시간을 모두 날려버렸다.
 
#2. "뭐야, 정보 유출 확인한다는데, 주민번호를 또 입력하라고?"=NH농협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A씨(37).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주민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또 다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 미심쩍다. "이것마저 유출되는 것 아냐?"
 
#3. "재발급 받으라고? 어차피 또 유출될텐데…"=카드를 해지하고 재발급 받으려는 이용자들로 금융기관이 온종일 북새통이었다. 정부와 문제의 카드사들이 정보 유출 대응 요령 가운데 하나로 카드 재발급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깨졌다는 것.
 
직장인 강모(40)씨는 "어차피 재발급 받아봐야 또 다시 유출되는 것 아니냐"며 "금융권의 정보 유출 사태가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그 동안 정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카드 해지하거나 비밀번호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 것 같은데 해지한 지 10년이 넘은 가족 정보도 털린 것을 보면 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4. "부정사용액 전액 보상? 정보유출 배상은?"=KB 국민카드와 NH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개인 정보 유출 카드 3사는 부정 사용액 전액을 보상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오히려 보상을 넘어 정보 유출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소송카페'를 개설하고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다음 카페는 "고객정보를 고의적으로 빼돌린 범죄행위로 해킹이 아닌 고의적 정보유출 사건"이라며 피해배상 청구 소송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또 다른 카페에서도 역시 정보유출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신청방법과 신청서 양식을 게재하는 등 집단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5. 거래 중단= 직장인 김모(여·30)씨는 정보가 유출된 카드의 거래 중단을 '시도'하고 있다. 전화로도 카드 해지가 가능하다는 말에 콜센터에 전화를 걸고 있지만 오전 내내 '먹통'인 콜센터 때문에 아직 해지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해지를 한다고 해도 걱정이다. 공과금을 비롯한 각종 자동이체를 변경하기 위한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 김씨는 "불안함 때문에 카드를 해지할 계획이지만 그에 따른 불편함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카드를 해지하기 위해서는 각종 자동이체 계좌를 '미리' 변경해야 한다. 이 밖에도 유출 3사를 제외한 다른 금융기관들도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고객들의 문의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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