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내 아파트 건설 모습(사진=노동신문)
북한에서 개인 판매를 목적으로 건설되는 아파트가 수도 평양에 이어 지방 도시들에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은 수도 평양 이외에 신의주와 혜산, 평성 등지에도 판매목적의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달러주택이라고 부르는 판매용 아파트는 주택 건설을 위해 자재를 외화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계약금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내고 한꺼번에 지불하면 집값을 깎아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약 100평방미터(30평형) 규모의 아파트의 경우 미화로 약 3만 달러 안팎이지만, 실내장식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주하려면 수 천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경남도의 주민소식통은 "함흥에는 아직 달러 주택이 나오지 않았지만, 혜산시에서는 달러 주택을 짓고 있다"면서 "집값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신의주보다는 조금 눅을 것(낮은)"이라고 말했다.
평양의 한 주민 소식통은 “평양뿐만 아니라 평안남도 평성에서도 적지 않은 ‘달러 주택’이 건설되고 있으나, 남포시에서는 아직 ‘달러 주택’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 소식통들은 공히 "이들 주택은 개인이 구매를 하더라도 국가 소유로 등록되며, 이미 주택이 있는 사람들은 구매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 주택들의 구매는 돈이 있는 상류층 주민 가운데 결혼을 한 자녀들이나 결혼을 앞둔 자녀들 몫으로 구매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중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금기시 해온 판매용 주택 건설을 묵인하는 것은 국가가 감당하지 못하는 주택난을 해소하고 주민들의 숨겨진 외화를 거둬들이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주택 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당국이 단위 기업을 앞세워 돈 많은 사람들에게 아파트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돈의 출처를 묻지 않거나 입주하는 데 필요한 입주증도 순조롭게 해결해주는 등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주택 매매 사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지난 90년대 초부터 주택 거래 암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해 고난의 행군(1995~1999) 시기를 지나면서 주택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