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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日총리 탈원전연대…아베독주에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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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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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지사선거 '원전' 둘러싼 아베-고이즈미 대리전 구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6) 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71) 전 총리와의 '탈 원전' 연대를 기치로 도쿄도(都) 도지사 선거(2월9일)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두 '거물'의 파괴력에 일본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전직 총리의 의기투합은 '탈원전'이라는 고리가 없었더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진보성향인 아사히(朝日)신문 기자 출신인 호소카와는 자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다가 1992년 정치개혁을 내걸고 일본신당을 결성, 이듬해 8월 출범한 비(非)자민 연립정권의 첫 총리(1993∼1994년 재임)를 지냈다.

그는 일본의 역대 총리 중 처음으로 일본이 일으킨 과거 전쟁을 '침략전쟁', '잘못된 전쟁'으로 규정하고, '창씨개명' 등의 예를 들어가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 책임을 인정한 정치인이다.

자민당 출신으로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는 뛰어난 '여론정치' 감각을 앞세워 우체국 민영화와 파벌정치 타파 등을 추진, 재임 중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재임 중 6차례 참배하며 퇴행적인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좀처럼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두 전직 총리는 '원전 반대'의 기치 아래 극적으로 손을 잡았다. 호소카와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원전 반대 목소리를 먼저 냈고, 고이즈미는 유럽의 원자력 관련 시설 견학을 계기로 작년 9월부터 공개적으로 탈원전 주장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1차 회동을 갖고 서로 탐색한 두 사람은 도쿄 도지사 보궐선거라는 '정치 무대'가 예기치 않게 생긴 것을 계기로 협력에 합의했다. 지난달 전임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지사의 사임으로 도쿄 도지사가 공석이 된 후 고이즈미가 호소카와에게 출마를 권유했으며, 이미 가두연설 지원 방안까지 조율한 상태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호소카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본인 다수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탈원전'을 의제로 선점한 점, 아직까지 대중의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고이즈미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일약 강력한 후보로 등장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일단 선거는 호소카와와, 집권 자민당의 지지를 확보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간의 2파전 구도가 됐다. 과거 불법자금 의혹 속에 총리직에서 물러난 호소카와의 전력, 사민당과 공산당이 지지하는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과의 단일화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호소카와-고이즈미 연대의 파장은 이번 선거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반대하는 후보가 수도 도쿄에서 승리할 경우 양원 과반수를 점한 아베 정권의 독주에 의미있는 견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가 원전 재가동을 두고 갈등해온 아베 총리와 고이즈미 전 총리의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이즈미는 자민당이 지지하는 마스조에 전 후생노동상을 제쳐둔 채 탈원전을 주장하는 호소카와의 선거운동을 하기로 함으로써 아베 총리와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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