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 과격 반군 세력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최근 다시 주도권을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일간 신문 뉴욕 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NYT는 반군 소식통의 말을 빌려 ISIS가 경쟁 세력에 빼앗겼던 시리아 북부의 상당 지역을 최근 되찾았다면서, 정부군 역시 반군 세력 간의 충돌을 이용해 반군이 장악한 동부 알레포에 대한 진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또 터키로부터 시리아 최대 도시이기도 한 알레포로 향하는 반군의 보급로 차단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군 장악 지역에 독자적인 정부를 수립하려는 ISIS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던 반대 세력들의 희망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ISIS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 적용과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살해 및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부에 대한 항전의 초점을 흩트리는 등 일탈 행동으로 다른 반군세력들로부터 분노를 자초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3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동에서 오는 22일로 예정된 시리아 내전 관련 국제평화회의를 앞두고 시리아 정부가 일부 지역에서의 휴전과 구호물자 등을 실어나르는 통로의 해제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의 이런 조치가 반군 세력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알레포 어느 곳에서 발효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더구나 반군 세력이 구호물자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리아 정부의 공언에 대해 반대파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군이 장악한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을 수개월째 봉쇄해 수십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나가는 등 아사(餓死) 작전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시리아 정부의 이런 공약을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이다.
반군이 완전히 장악한 유일한 도시인 동북부 라콰 역시 ISIS의 수중에 다시 돌아왔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유혈전을 벌이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라콰를 장악했던 타우히드 여단과 이슬람군 등 2개의 온건 반군 세력은 최근 ISIS 측에 통제권을 넘겼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ISIS 측은 휴전 약속을 저버리고 반대 세력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100명을 사살하고 나서 매장했다.
반정부 세력 가운데 하나인 알레포 미디어 센터(AMC) 소속 활동가인 모하메드 위삼은 ISIS가 알레포 부근 알 바브에 검문소를 설치해 "반군 혐의자나 동조 세력 색출을 빌미로" 신분증과 휴대 전화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IS의 이런 행동은 정부군을 돕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삼은 "ISIS는 주민들에게 썩어빠진 반군들을 몰아내고 신의 법칙을 적용하려고 왔다면서 모든 사람이 협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보복을 두려워해 ISIS가 장악한 지역을 탈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