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6시3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사진=경기북부소방본부 제공)
경기도 고양의 한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던 일가족 4명이 화재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3일 오전 6시3분쯤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박모(73) 씨의 장모(97.여)와 부인(65.여), 두 아들(40, 37) 등 4명이 숨졌다.
박 씨는 화재를 처음 발견한 외국인 근로자가 잠을 깨워 화를 면했다. 하지만 이들은 함께 불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수도관이 얼어붙고 연기가 심해지자 자신들만 겨우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불을 끄려 했지만 수도관이 얼어붙어 실패했다"며 "가족들을 대피시키려 했지만 연기가 심해져 이마저도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이날 고양시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3.8도를 기록했다.
소방 관계자는 "주거용 비닐하우스의 내부 구조가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며 "특히 박 씨의 장모는 노환으로, 부인은 중풍 환자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가족은 다른 곳에서 화훼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다가 개발 보상을 받아 최근 이곳으로 옮겨 비닐하우스 10개 동을 임대해 선인장 등 다육식물을 재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아들은 박 씨의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가족과 함께 지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비닐하우스 2채 495㎡와 인근 창고 1동 90㎡를 태워 소방서 추산 8천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약 2시간 만인 오전 8시17분쯤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전판 과열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