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잠수함 방사청
중국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하기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우리 국산무기 수출 기회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中 군사대국화…동아시아 군사적 긴장감 고조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이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1998년 이후 계속 증가하던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지난 2012년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고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한 원인으로 미군의 이라크 철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방비 지출 삭감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들의 국방예산 삭감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같은 전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삭감의 예외국들이다. 우리만 해도 올해 국방예산으로 지난해보다 4.2% 증가한 35조 7천억원을 배정했다.
동아시아 국방비 증가를 이끌고 있는 곳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2012년 현재 국방비는 1,660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우리의 5배가 넘는다.
그런데 중국은 주변국의 시선을 의식해 연구개발이나 우주개발 예산 등에 국방비를 은닉해 분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예산은 2배 이상일 것이라는게 서방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기품원 측은 밝혔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이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의 국방비를 쓰며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에 대해 동아시아 국가들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지난해 일방적으로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설정했고 올해는 우리 서해와 남중국해에 CADIZ를 확대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 전초전으로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에 진입하는 어선을 대상으로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례를 발효시켰고 이에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응해 KADIZ를 확대 선포하는가 하면 올해 서해는 CADIZ 확장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중국의 군사대국화로 인해 향후 동아시아에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것이 우리 방위산업 수출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韓 방산수출 증가 추세…품목 고도화-고가화"
FA-50 방사청
기품원이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우리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스웨덴과 함께 세계 10위권을 기록하는 등 선진권에 속해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방산수출은 지난 2010년 11억 9천만달러, 2011년 24억달러, 2012년 30억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4억달러(약 3조 6천억원)를 기록하는 등 최근 몇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사청은 올해 4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방사청이 개청한 지난 2006년 2억 5천만 달러 수출에 비해 16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과거 주력 수출품이 기관총과 탄약, 군용차량 등으로 비교적 단순 품목이었다면 최근에는 항공기와 군함 등으로 점차 고도화되면서 방산수출액 증가를 이끌고 있다.
최근 우리의 주력 수출품은 고등훈련기인 T-50과 이를 개량한 경공격기인 FA-50, 그리고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한 호위함과 구축함, 잠수함 등이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점은 최근 중국의 군사대국화로 주변국들이 위협을 느끼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우리 방산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이미 방산수출 주 고객올해 우리와 4억 4천만 달러 규모의 FA-50 구매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필리핀은 6억5000만달러 규모의 호위함도 한국산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미 T-50 16대와 국산 1400t 급 잠수함 3척을 구매한 바 있는 인도네시아도 추가로 잠수함 구매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도 지난해 3,600t 급 국산 호위함 1척을 구매한 바 있으며 FA-50과 105mm 차륜형 자주포 구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모두 4억달러 어치의 국산 무기를 수입한 우리 방산수출의 주 고객 가운데 하나다.
여기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제1차 국방전략대화 이후 우리와 국방.방산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해 향후 방산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위협을 주고 있는 중국은 물론 무기수출이 금지돼 있는 일본 등 우리의 잠재적 경쟁국들과 방산거래를 할 가능성이 낮다.
대신 이들 국가들이 오랫동안 우리와 경제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 고위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군비확장으로 동남아 국가들이 큰 위협을 느끼고 있어 이들 국가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과 교류가 많은 동남아 국가에 방산수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사청 백윤형 대변인 역시 "인도네시아에 이미 많은 무기를 수출한 경험이 있고 한 국가가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면 이것이 주변국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향후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방산수출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