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3'의 심사위원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 (SBS 제공)
지난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Mnet '슈퍼스타K'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이제 오디션의 생명은 끝'이라는 기사를 썼다. 정말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MBC '위대한 탄생'도 세 시즌 만에 막을 내렸고, 이제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남은 서바이벌 오디션은 SBS 'K팝스타'뿐이기 때문에 '오디션의 몰락'에 대중도 공감했다.
몇 년 전부터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를 두고 식상하고 지겹다는 반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능판에서 오디션 트렌드는 꽤나 오랜 기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오디션 프로는 더이상 흥미도 감동도 없는 것이 돼 버렸다.
그런 와중에 'K팝스타'의 SM엔터테인먼트 보아가 시즌3 시작 직전에 심사위원에서 하차했고, 안테나뮤직의 유희열이 들어왔다. 이로써 'SM-YG-JYP, 3사가 평가하는 오디션'이라는 수식어는 사라지게 되면서 'K팝스타'는 독창성마저 잃게 됐다.
그렇지만 유희열의 투입이 어떻게 보면 '신의 한 수'였다. 유희열은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자칫 형식적이고, 지루해질 수 있는 심사평의 중심을 잡아줬다. YG 양현석이 감동적인 명언을 생각하고 있고, JYP 박진영이 전문적인 용어를 써가며 참가자들을 심사하고 있을 때 유희열은 긴장을 덜어대는 '조크'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K팝스타3' 방송 캡처
매 시즌 다른 방식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K팝스타' 만의 차별화였다. '팀미션 쇼케이스'와 '팀미션 파이널 매치' 등은 참가자(팀)가 자신이 원하는 또 다른 참가자(팀)과 한 조를 이뤄 합동 무대를 선보이는 미션이다. 이로써 참가자(팀)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상대방의 강점을 극대화시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수 있었다.
다른 오디션 프로와 다른 'K팝스타' 만의 빠른 전개 역시 시청자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K팝스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도 오랜 기간에 걸쳐 예심을 진행한다. 때문에 사전 준비기간 역시 만만치 않지만, 제작진은 긴박한 전개를 위해 분량을 과감하게 덜어냈다. 또 경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참가자에게는 자비 없이 탈락을 준다.
지난해 11월 시즌2 종영 후 8개월 만에 돌아온 'K팝스타3'는 시청률 경쟁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전작 '맨발의 친구들'은 시청률 4~5%로 부진을 겪으며 7개월 만에 종영했다. 이후 방송된 'K팝스타'는 시청률을 11.6%(닐슨코리아 전국, 1월 5일 방송분)까지 두 배 이상 끌어 올렸다.
오디션 프로의 열기는 예전보다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K팝스타'가 꺼져가는 오디션 바람에 다시금 불씨를 지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