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영선 의원.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회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한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련해 "특정재벌 SK와 GS의 로비에 의해 대통령이 굴복하고 국회가 굴복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촉법은 한마디로 정경유착법"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마치 이 법이 통과되면 외국인 투자와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처럼 국회에 와서 시정연설을 했다"며 "(외촉법의 효과가) 대통령에게 입력이 잘못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누구로부터 어떤 입력을 받으셨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에게 입력이 잘못 됐다는 것이 공정거래법을 잘 아는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응"이라며 "GS와 SK가 제발 이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엄청난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외촉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회사와 합작을 통해 증손회사를 설립하면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100% 지분 보유 규정'을 적용 받지 않고, 손자회사가 외국인 합작 증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면 된다.
그러나 개정안 통과로 외국법인과 공통투자를 추진해온 SK의 손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GS의 손자회사 GS칼텍스가 당장 수혜를 받게 됐다.
박 의원은 "이 법은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의 핵심 축인 지주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법"이라며 "우리나라 재벌들이 증손자에게 자산을 물려줘야 하는 시기가 됐는데, 이 법이 악용될 소지가 굉장히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정도로 중요한 법이면 텔레비전에 나와서 국민들을 설득해야 된다"며 박 대통령과의 TV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박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정치는 항상 급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항상 더 진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부터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