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인력 구조가 ‘항아리형’을 이루고 있어 인력운용도 어렵고,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SC은행, 씨티은행 등 국내 8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과장부터 부장까지 ‘책임자’ 직원의 비중이 9월 말 현재 51.4%에 달했다.
2명 중 1명이 간부사원인 셈이다.
8대 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8만 7,902명으로 2008년 말 8만 1,226명에 비해 5년간 8.2%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계약직(파견직 포함)은 8,363명에서 1만 3,527명으로 61.7%나 급증했다.
이로 인해 계약직과 업무가 중첩되는 신입부터 대리까지 일반 행원 수는 2만 8,100명에서 2만 8,921명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임원 수는 345명에서 274명으로 되레 20.6%나 감소해, 간부급 직원 층에서 인사 적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같은 기간 책임자급 간부사원은 4만 4,376명에서 4만 5,162명으로 1.8% 늘었고, 전체 임직원 중 비중은 54.6%에서 51.4%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2명 중 1명꼴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절대 인원수에서도 간부사원의 수가 일반 행원보다 56.2%나 많다.
더욱이 은행 남자 직원의 근속연수가 17.7년에 달하는 등 일반기업에 비해 크게 긴 점도 중간관리자 층을 두텁게 하는 요인이다.
이 같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은행의 인력운용을 어렵게 하고,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기간 8대 은행의 임직원수 증가율은 8.2%에 불과한데 비해, 총 인건비는 2008년 6,746억 원에서 2012년 8,611억 원으로 27.6%나 늘어났다.
실제 승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계약직 직원을 제외할 경우 책임자급 비중은 더 높아져서 무려 61%에 달한다.
10명중 6명이 간부사원인 셈이다.
은행별로는 계약직을 제외할 경우 씨티은행의 간부 직원 비율이 71.1%로 가장 높았다.
2008년 60.4%에서 10.7%포인트나 높아졌다. 10명중 7명이 간부사원이다.
이어 국민은행도 70.3%를 기록했다. 2008년 64.2%에서 6%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은행과 SC은행도 69.6%, 68.6%로 70%대에 육박했다.
반면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간부사원 비중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간부사원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45.5%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008년부터 간부사원 비율을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하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55.3% 56.1%로 50%대였다.
지난 2008년 대비 간부직원 비율을 각각 3% 포인트, 11.8%포인트 떨어뜨리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