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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탄 마을'에는 크리스마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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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中 당국, 종교활동 우려해 크리스마스 활동 금지"

 

중국 저장(浙江) 루이안(瑞安)시 시탄(溪坦)촌은 '성탄 마을'로 불리지만 정작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2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인구 3천명의 이 산간 마을에선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공개 행사가 펼쳐져 유튜브 동영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작년부터 경축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경찰은 마을 주민들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려고 모이면 즉각 해산 조치에 나선다.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가 종교 활동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VOA는 전했다. 이 마을의 한 기독교 신자는 당국이 당초 허가했던 일부 종교 행사 계획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탄촌 당 위원회 왕롄밍(王連明) 서기는 "종교 문제 때문에 우린 성탄절 기념 활동을 허가할 수 없게 됐다"면서 "문화가 종교로 변질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눈도 내리지 않고 산타클로스도 찾지 않는 시탄촌이 '성탄 마을'로 불리게 된 것은 크리스마스 장식품 수출 기지이기 때문이다.

이곳 공장들에서 미국, 유럽, 브라질 등 서구로 수출되는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연간 100만달러에 달한다.

도로가 좁은 산간 오지의 이 마을에 기독교도가 상당수 있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품 제조가 마을의 주 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주민들의 뛰어난 손재주 덕분이라고 VOA는 전했다.

이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대량으로 생산돼 수출되면서 서구에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지 몰랐던 주민들은 점점 크리스마스 문화를 이해하게 됐고, 이는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솽밍(雙明)성탄선물유한공사 사장이기도 한 왕 서기는 "우리 제품은 대부분이 해외로 팔려나간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에 크리스마스 문화가 확산하면서 내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장식품 제조 공장의 사장과 종업원들은 대부분이 크리스마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이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이다.

한 공장의 왕쑹장(王宋江) 사장은 "어차핖 외국 것인 크리스마스와 그 장식품의 의미를 알 필요가 있느냐"면서 중요한 것은 사업이 잘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외지에서 온 근로자 펑(彭)씨도 "무슨 일을 하면 어떠냐"며 "돈만 벌면 '장땡' 아니냐"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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