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계 및 기업 지출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4.1%(연환산) 증가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치(3.6%)보다 0.5%포인트, 10월 말 발표한 잠정치(2.8%)보다는 1.3%포인트 각각 상향조정된 것이다.
미국은 GDP 성장률을 잠정치, 수정치, 확정치 세 차례로 나눠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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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률은 2분기(2.5%)와 비교해 1.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11년 4분기 (4.9%) 이후 거의 2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수정치와 엇비슷할 것으로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도 빗나갔다.
부문별로는 기업 재고가 3분기 GDP 성장률에 3분의 1가량인 1.67%포인트를 기여했다.
이는 업체들이 소비자 수요가 늘어날 것을 확신해 물건을 창고에 쌓아둔다는 의미여서 전반적으로 경제에 좋은 쪽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설비 투자를 의미하는 기업의 지출도 4.8%로 예상보다 많이 늘어 지난달 발표한 수치(3.5%)가 대폭 수정됐다.
기업이 소프트웨어 등 장비나 연구·개발 등에 더 많은 돈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상무부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도 종전 1.4%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발표했으나 의료, 여가 등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임에 따라 이날 증가율을 전분기 대비 2.0%로 올렸다.
수출 증가율도 3.9%로 수정치 대비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매크로이코노믹 투자자문회사의 벤 허즌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및 주택 가격 상승이 고용 상황 개선, 임금 인상, 소비 지출 증가, 내수 진작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과도한 재고로 인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이 약간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 재고뿐 아니라 기업 지출, 소비 지출 등이 골고루 증가한 것이 미국 경제에 순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FP모건 체이스는 이날 4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1.5%에서 2%로 높여 잡았다.
미국 경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도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준은 지난 17∼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는, 테이퍼링 (자산 매입 축소) 착수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제 성장 지표 등이 목표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내년에도 채권 매입 액수를 '점차'(modestly)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