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자료사진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FM 98.1)에 출연해 최근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확산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함께 출연한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울컥할' 정도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80년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인 하 의원은 "일단 대자보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촉발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읽어보고 토론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베 회원의 대자보 파손' 행위에는 "그건 찌질이(비겁한 행동)"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건 싸움을 해 보기도 전에 싸움할 자격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 의원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대자보의 첫 문장이 팩트(사실) 왜곡"이라며 "팩트에서 밀리면 논쟁에서 그냥 지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대자보가 철도노동자들이 당한 '직위해제'를 '해고'와 동일시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야기를 할 때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기성 정치권의 나쁜 행태를 대학생들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며 "팩트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저 같은 사람한테도 공감을 받았을 거고 동의하는 그런 분위기가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하나 의원은 "내용이 거칠어도, 기성세대들이 반성하게끔 그런 목소리들이 계속 터져나와야 사회가 썩지 않는다"며 "이런 목소리들이 나와주는 것에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것 같아서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장 의원은 하 의원의 '팩트 부실' 지적에 대해 "황당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해고가 아니라도 정부·여당에서 8000여명 철도 노동자들 직위해제를 했고 4만명의 철도 가족들이 사실상 월급봉투가 잠겼다"며 "게다가 철도 민영화 없다던 약속을 어긴 게 또 정부다. 거기에 답변할 생각은 못하고 대자보 평가나 하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이 자신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팩트 오류'로 철회한 뒤 수정안을 냈던 점을 꼬집었다.
그는 ""저에 대해 '부정경선의 수혜자로 국회의원 자격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돼 있다'고 날조해서 써놓았던데 거기에 도장을 찍으신 게 하 의원"이라며 "저도 팩트확인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팩트가 아니다'라고 따져 묻는 것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하나하나 따질 게 아니라 국민의 요구에 대해 하 의원님 또는 새누리당, 정부가 입장을 밝히고 답변을 하면 될 일"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