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 추락사고와 관련해 사고기의 자동속도조절장치(오토스로틀)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2일(한국시각)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기의 오토 스로틀 스위치가 가동상태(thrust)가 아닌 대기(hold)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사고기 조종사들이 사고 직후 '오토스로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조종사들이 오토스로틀의 작동여부를 착각했거나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NTSB는 사고 10분 12초전부터 오토스로틀 위치가 스러스트 모드와 스피드 모드, 홀드 모드 등을 오갔으며 충돌 1분18초 전부터는 '홀드'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충돌 7초전에야 오토스로틀이 홀드 상태에서 스러스트 모드로 다시 복귀했다고 밝혔다.
NTSB의 빌 잉글리시 조사관은 사고기가 활주로에서 약 3마일(4.8㎞) 떨어져 있을 때 자동항법장치가 꺼졌으며, 항속이 정상치보다 34노트 낮은 103노트까지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항공청(FAA)의 시험조종사인 유진 아놀드는 조사 인터뷰에서 보잉777 기종의 오토스로틀 설계 문제를 제기했다. 아놀드 조종사는 "보잉777의 오토스로틀 장치가 승인을 받았고 연방항공규정에도 부합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으며'(less than desirable)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조종지시장치(FDS)를 일부만 켜놓은 상태에서는 오토스로틀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결국 항속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측도 '특정상황에서 오토스로틀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잉측이 충분하게 설명해 놓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잉 측은 비슷한 설계가 보잉777 기종뿐 아니라 보잉767, 보잉747 등에도 적용돼 있다면서 문제가 없으며, 최종적인 결정을 조종사에게 맡기기 위한 의도로 설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존 캐시먼 전 보잉777 시험조종사도 "조종석의 자동장치는 조종사를 돕기 위한 것이지 대체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NTSB는 당초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아시아나항공기 사고 조사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워싱턴 D.C.에 불어닥친 눈 폭풍 때문에 연기했으며, 이날 압축적인 진행으로 하루만에 청문회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