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조오영 행정관에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 유출을 부탁했다고 청와대가 지목했던 안전행정부 김 모 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조 행정관에 대한 조사와 김 국장의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김 국장은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왜 김 국장을 '청탁자'로 성급하게 지목하게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의혹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영수 부장검사)는 조오영 행정관에 대한 3차례 조사와 조 행정관과 안행부 김 국장에 대한 휴대전화 통화 및 문자메시지 확인 등을 거쳐 김 국장이 채군 정보유출과 관련된 혐의가 없다고 잠정결론 내린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 고위관계자는 "김 국장은 현재까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국장 입장에서는 아주 억울하게 된 케이스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행정관이 채군의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한 배후 인물을 '의도적'으로 감추기 위해 지난 6월 11일 자신과 문자와 전화통화를 주고 받은 김 국장을 윗선으로 지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관련해 11일 조 행정관을 4번째로 소환해 채군의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한 '진짜 윗선'을 집중 추궁했다.
조 행정관은 그러나 김 국장을 지목했던 자신의 종전 진술을 번복하며 "김 국장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여전히 윗선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국장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고 잠정 결론 내린 만큼, 청와대 발표가 '꼬리자르기'가 아니었냐는 의혹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조사결과 조 행정관이 6월 11일 김 국장에게 채군의 인적 사항 등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고,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외에 청와대 소속 인사가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청와대 발표 직후 취재진을 만나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조 행정관의 주장을 부인했고, 조 행정관과 대질조사를 요구했지만 민정수석실에서 검찰 수사를 이유로 조 행정관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채 군과 관련된 문자메시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자체 조사결과 발표 이후 김 국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조 행정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5일 "민정수석실에서 그렇게 단정할만한 증거가 있다고 했는데 진술인지 과학적 증거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김 국장이 조 행정관에게 채군 정보 유출을 요청했다) 발표해도 좋다고 했다"며 한 발 빼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조 행정관을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하고 지난 4일 1차 소환때부터 조 행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조 행정관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여러 대를 임의제출 받았을 뿐, 조 행정관의 자택이나 조 행정관이 최근까지 일했던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압수수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