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의 숙청으로 북한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9일(현지시간)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WSJ는 "장성택에 대한 숙청을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 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숙청이 북한 권력의 양대 축인 군과 당의 균형을 붕괴시키면 북한의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장성택의 숙청이 군부에 이어 당의 권력을 장악하려는 김정은의 시도라고 분석한다. 김정은은 지난해 리용호 총참모장을 숙청했다. 중국과 경제 교류 등을 담당했던 장성택은 군의 직함이 있지만 주로 당과 연관이 있다.
WSJ는 북한 지도자들이 권력 장악을 위해 숙청을 이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 역시 장성택의 숙청으로 권력 공고화를 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내부 힘의 균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군부와 당의 균형을 맞추는 게 북한 정책의 핵심이고 파벌 간의 대립은 정권을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스캇 스나이더 한미정책연구원장은 "북한 정권의 가장 큰 위험은 내부로부터 나온다"면서 "김정은의 발걸음이 권력 공고화가 아니라 권력 기반을 부식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연구원은 "지난해 리용호 총참모장에 이은 장성택의 숙청은 북한의 권력 이행이 순조롭지 않고 심각한 내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통제력 부족을 외부에 대한 공격적 행위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WSJ는 한국 관리들도 장성택의 숙청 이후 북한의 도발과 불안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