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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클레르크 '노벨상 공동수상' 한때 깨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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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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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가 주변을 설득해 '용서와 화해'를 실천

 

20년전 오슬로에서 넬슨 만델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지막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대통령인 F.W. 데 클레르크는 노벨평화상을 함께 받았다.

아파르트헤이트 타파 운동에 한 인생을 던진 흑인 지도자와 종착역을 향하던 아파르트헤이트 시대 백인 최고리더의 공동 수상은 지구촌에 '적과의 화해 그리고 용서'라는 화두를 명징하게 보여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1993년 12월 10일에 있었던 이 극적인 순간은 자칫 현대사의 한 페이지에 아예 담기지 않았을 뻔도 했다.

당시 만델라가 자신을 27년간 옥살이하게 한 인물과 나란히 상을 받게 될 상황이 분명해 지자 공동 수상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게 일어 만델라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강성 당원인 도쿄 세콸레는 1993년 노벨위원회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을 때를 회상하면서 "우리 중 일부는 만델라가 클레르크와 함께 상을 받는다는 것을 지지하는 데 매우 주저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 중 일부는 몹시 걱정했다"면서 "만델라와 같은 상징적인 인물이 자신을 억압한 인물과 상을 같이 받게 할 수는 없었다"고도 했다.

나아가 "우리는 만델라에게 다른 사람과 같이 상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고 하물며 그를 감옥에 가든 사람과는 더더욱 함께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세콸레는 민주화 투쟁으로 만델라와 함께 로벤섬에서 옥살이한 정치적 동지다.

그즈음 남아공의 정세도 많이 우려스러웠다.

클레르크가 이끄는 백인지상주의 정권과의 회담은 다소 진전을 보였지만 두 사람은 자주 격론을 벌였다.

흑인을 포함해 모든 인종이 참여하는 선거도 1994년 4월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ANC와 줄루당 잉카타 조직의 지지자들은 길거리에서 서로를 학살하고 완고한 아파르트헤이트 지지자들은 이 와중에 폭력을 부채질했다.

세콸레는 "남아공에서 엄청난 폭력사태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1994년 선거를 앞둔 4년간 수천명이 폭력사태로 목숨을 잃었고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ANC 활동가들을 학살하기도 했다.

세콸레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이 죽임을 당했고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우리 사무실을 폭파시키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이들과 화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를 포함한 ANC 지도자들은 만델라의 수상 이전에 투투 대주교와 앨버트 루툴리가 개인자격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전례가 있다는데 주목했다.

만델라는 그러나 주변을 끝내 설득해 '용서와 화해'를 매개로 한 공동 수상의 길을 열었다.

세콸레는 "우리를 설득시킨 사람은 만델라 자신이었다"면서 "화해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클레르크도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만델라가 대화와 리더십의 예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서 (공동 수상을)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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