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어떤 방식이든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갖고 "박 대통령이 진정성을 보이고 의지를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갖고도 '상관 없는 일이다' 하고 성의 없이 볼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풀겠다는 모습을 보이면 해결될 문제"라며 여야 대치 정국의 해법임을 강조했다.
문 의원은 민주당의 특별검사제와 국정원 개혁 특위 제안을 언급하면서 "그 정도 출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야당 지도부가 운신할 길이 없다"고도 비판했다.
최근 문 의원이 차기 대선 재도전 의지를 피력한 것을 두고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2017년을 때 이르게 말하는 것이 콤플렉스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자꾸 '대선 불복' 말하는데 이분들이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에 대해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게 있는 거 같다"면서 "조금만 진정성이 있으면 금방 다 털었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이관 사태와 관련해선 "검찰이 (참고인이었던) 나에 대해 불기소를 했다, 무혐의 처리를 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런 식으로 (나를) 흠집내기 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문 의원은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심판 청구를 "빈민주적인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유사 이래 처음인데 이해할 수 없다. 그 사이에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가 무너지나. 무슨 큰 위협이 되나. 재판이 확정돼야 유죄도 확정되고 그걸 근거로 판단이 가능한 것"이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문 의원은 대선개입 사건과 정상회담 회의록 미이관 사태, 종북몰이 행태 가운데 "종북몰이에 제일 분노한다"면서 "(신부의 강론 내용을 갖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하겠다는 것은) 나라의 품격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공식별구역 미온적 대처 등 정부의 외교적 실책에 대해선 "내실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비판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며 "다만 북한 나진·선봉 지역에 우리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 것 등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북정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설과 당내 역학구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먼저, 안 의원에 대해선 "만약 신당 창당이 벽에 막히거나 상황이 달라져 민주당과 함께 한다면 좋은 일이고, 그러면 민주당과 새로운 정치를 위해 혁신하는 데 대한 무슨 권한들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선 1주년을 맞아 책 출간과 함께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힌 데 대해선 "무슨 의도를 갖고 하는 것이라든가, 친노 차원이라는 해석은 제발 안 해주셨으면 한다"며 "그냥 이제 때가 됐으니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권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도 "지난 대선 때 부족함이 있었고 이제는 그 부족한 부분을 평소부터 잘 해나가자고 다짐하고, 2017년에는 반드시 꿈을 이뤄야겠다는 이야기"라며 "저도 최대한 기여를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다만, 대선 출마 직전부터 논란이 됐던 권력의지와 관해서는 "선한 권력의지를 그렇게 표현한다면 그렇다(의지가 생겼다)"고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 문 의원을 비판한 데 대해선 "의원들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민주당이 분열되지 않고 단합을 이루고 있는 때가 없다"며 "제가 하는 일이 당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당과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 좋은 분들이 많은데 하나로 모아놓으면 뭔가 구심점 없이 모래알 같이 돼버리는 게 국민에게 신뢰를 못준 이유라 생각한다"며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의원들은 의원들대로 저는 저대로 각자 역할을 하면 총체적으로 당에 도움이 되면 된다"고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역할론과 관련해선 "부산 지역도 중요하고 다른 지역도 중요하다. 형편 되는대로 하는 것"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문재인 역할론'을 시사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이 대선 1주년인 오는 19일 개봉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로서는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