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의 부상 투혼이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자료사진=KBL)
양쪽 무릎은 온통 테이핑 투성이었다. 전력 질주조차 안 되는 몸 상태지만 팀을 위해 코트에 섰다. 코트에 선 이상 살살 뛸 수는 없었다. 루즈볼을 향해 몸을 날리고, 골밑에서 상대 선수들과 부딪혀 리바운드를 따냈다.
흔히 말하는 부상 투혼. 하지만 동부 김주성(34, 205cm)의 부상 투혼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주성은 지난달 30일 KCC전이 끝난 뒤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4경기를 쉬고, 지난 9일 LG전에서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투입됐지만 또 다시 코트 위에 쓰러졌다. 결국 다시 4경기를 빠졌다. 22일 KT전에서 코트에 섰지만 4분 만에 반칙 4개를 범하고 물러났다. 제대로 된 연습도 못하고 뛴 탓이다. 결국 24일 SK전에서 12연패를 끊을 때도 벤치만 지켰다.
28일 열린 LG전. 김주성이 다시 코트 위에 섰다. 여전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연패를 끊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이충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일단 오전 연습은 했다.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전 결정은 본인이 할 것"이라면서 "아직 전력 질주는 안 된다. 농구를 해왔던 가닥으로 하고 있다. 상황을 봐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9-29, 20점차로 크게 뒤진 2쿼터 종료 8분16초전. 김주성이 코트를 밟았다. 김주성의 투입과 함께 동부의 추격이 시작됐다.
김주성은 부상을 안고도 물러섬이 없었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줄리안 센슬리의 덩크슛을 어시스트하더니 종료 2분12초전에는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이어 몸을 코트에 던져가며 LG의 볼을 가로챘고, 박병우의 패스를 받아 골밑슛까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2쿼터 막판 박병우의 3점도 김주성의 손에서 시작됐다.
김주성의 활약 덕분에 동부는 23-35, 12점차까지 격차를 좁히고 2쿼터를 마쳤다.
김주성은 3쿼터 종료 6분48초전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그리고 동부가 49-58로 추격한 4쿼터 종료 6분18초전 다시 코트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자유투,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으로 추격에 불을 붙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주성 혼자 동부의 패배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동부는 54-70으로 졌다.
17분46초를 뛰며 10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그야말로 빛 바랜 김주성의 부상 투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