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서울대교구 대주교.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대통령 사퇴촉구 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24일 "평신도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해야 하지만, 교리서는 사제의 직접적인 정치 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염 대주교는 이날 정오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 "그리스도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라며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공동선을 찾는 일 가운데 하나이고 중요한 사랑의 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자신의 일터에서 충실하게 일하는 것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며 "평신도들이 이 이야기에 주목하면 좋겠다. 평신도는 세상의 주역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염 대주교는 그러나 평신도와 사제들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평신도는 현세의 질서를 개선하는 것이 고유 임무이고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교사는 교사로서 자신의 삶을 통해 주님의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면서도 "사제들은 말씀과 성사를 통해 신자들에게 도덕적, 영성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톨릭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