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3일 센카쿠(댜오위다오) 상공을 포함한 지역에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함으로써 중일 양국의 공중 대치 상황이 빚어지면서 동아시아에 안보위기가 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명백히 일본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해당 구역에 센카쿠 열도는 물론 오키나와 서쪽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이 자국 저장(浙江)성 130㎞까지 접근해 있는 등 중국 공역을 자의적으로 일본 방공식별구역 안에 넣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은 이번에 일본 오키나와 서쪽지역까지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함으로써 일본의 방위식별구역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중국은 또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통해 센카쿠와 오키나와 인근으로 군용기를 수시로 보내는 반면 일본이 센카쿠 쪽으로 항공기를 보내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통제에 불응할 경우 '군사적 조치'를 천명한 만큼 일본이 센카쿠 영공으로 항공기를 진입시킬 경우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순순히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양측의 공중대치가 빈번해지고, 동아시아의 긴장도가 고조될 전망된다.
이미 양측은 방공식별구역 침범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인 전례가 있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선언 1주년을 앞둔 지난 9월 초,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충돌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방공식별구역과 유사한 공역을 운용, 외국 군용기의 접근에 대응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공식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함으로써 공역 방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중국이 제18기 3중전회에서 국가안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조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또 미국 정찰기의 활동을 막기 위한 명분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따금 중국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이런 미국의 정찰활동을 민감한 사안이 아니면 방치해 왔으나 이번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함으로써 미국 군용기의 활동에 대해서도 대응하겠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적당한 시기에 방공식별구역을 다른 지역에도 설정하겠다고 밝혀 서해(황해), 남중국해 등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설치,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경우 한국, 필리핀, 베트남 등과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해양국이 지난해 "이어도가 중국의 관할"이라고 선언했고, 해경 헬기 등 중국 관용기가 10여 차례 우리 해양기지가 있는 이어도 상공에 출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