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오늘 개봉 "근친상간소재로 우려컸던, 추억많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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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보다 반발 적어 "당시 우리사회가 상식적이었다"

박찬욱 감독(노컷뉴스 이명진)

 

"유독 '올드보이'가 박찬욱의 대표작이 됐는데, 왜그럴까. 왜 특별한지는 모르겠으나, 컬트영화처럼 돼버렸네요." 

10년 만에 올드보이를 재개봉하게 된 박찬욱 감독(50)이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올드보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영화로 '감독' 박찬욱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계기로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고 실제로 맷 데이먼 등 내한하는 톱스타들이 이구동성 언급하는 영화가 올드보이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영화과 학생들의 교본으로 통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올드보이가 자신의 여러 작품 중 한편이라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며 "처음 두 편이 매우 부끄럽고, 나머지는 다 비슷하게애착이 가고, 비슷하게 부끄럽다"고 했다.

"물론 올드보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각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스토커'란 영화를 만들게 되기까지 여정이 그때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올드보이가 내 경력의 한복판에 있는 영화더라. 올드보이 이전에 4편, 이후에 4편을 만들어서 한창 시절의 느낌이 있다."

'추억이 많은 영화'라는 표현도 썼다.

"이 영화로 칸에 갔었고, 처음 기획할 때부터 근친상간을 다뤘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았다. 편집과정에서는 심의를 걱정했고, 마케팅할 때는 내용을 감추느라 애썼고, 언론시사 전에는 결말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도 받았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개봉했고,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등 반발도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올드보이 10주년 포스터

 

박 감독은 "두 연인의 근친상간이 모른 채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인정해준 것인데 걱정이 컸던 만큼 안도했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우리사회가 상식적이고 건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름다운 추억은 최민식과 일한 것이다. "'넘버3'를 보면서 최민식을 좋아하게 됐고, 꼭 한번 일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것이 성사된 영화로서 제게는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장도리 액션신에 대해서는 "이번에 디지털 작업하면서 최민식이 당시 40대였는데 고생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얼마나 궹하게 말랐는지, 신세계 포스터를 보고 같은 최민식인가 싶더라."

올드보이가 재개봉된 이유는 단순했다. 요즘 극장가에 불고 있는 재개봉 붐에 편승한 것도 아니었다.

박 감독은 "필름 시절에 만든 영화라 그때 만든 필름이 너무 낡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드보이는 아직까지도 전 세계 여기저기서 상영되고 있는데 그때마다 비오고 먼지 낀 프린트로 상영되는 게 안쓰러웠다. 디지털 시네마로 만들어두고 싶은 욕심은 있었으나 비용이 드는 일이라, 핑계거리가 필요했다. 마침 10년이 돼서 그 차에 만들게 됐다."

이번 작업을 통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일까. 박 감독은 "사운드는 그대로고 그림만 만졌는데, 스크래치와 먼지를 없앴고 색 보정을 통해 원래 의도에 더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2003년 개봉 당시에는 반전 때문에 그걸 꽁꽁 감춘다고 정신이 없었고 관객들도 도대체 그 반전이 뭘까 하면서 봤을 텐데, 이번에는 반전의 충격 대신 결말로 가기위한 어떤 암시나 계산이 어떻게 짜여져있는지 음미하면서 즐기길 바란다."

한편 올드보이는 지난 2003년 개봉일에서 정확하게 10년 뒤인 오늘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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