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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 주민은 '특급호텔'…판자촌 주민은 '컨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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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숙소도 빈부에 따라…같은 사고 다른 대우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컨테이너 박스(좌: 호텔 홈피, 우: 이미지비트 제공)

 

지난 16일 오전 LG전자 헬기가 충돌한 서울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에 강남구청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여만에 허겁지겁 모여든 구청 직원들은 로비에 앉아 부지런히 인근 특급호텔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피해를 입은 아파트 8가구 주민 32명의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특급호텔 당일 예약이 쉬울 리 없을 터. 인근 호텔에 빈 방이 충분치 않다는 직원들의 얘기에 현장 책임자로 보이는 간부는 21층에서 24층 사이 주민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나머지는 오크우드 호텔에 모시라고 지시했다.

이 간부는 현장은 주택과에서 챙기고 혹시 모르니 아파트 안전 문제는 구조 기술사를 불러서 주민들 모시고 안내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비싼 특급호텔에 연락하면서 그 많은 숙박비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방이 없을 수도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누가 낼지 모르는 방값보다 방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걱정이었다.

같은 강남 구청 공무원들이지만 2년 5개월 전 발생한 포이동 대형 화재 사건 대응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지난 2011년 6월 12일 포이동 재건마을에서 난 불은 판자촌 96가구 가운데 75가구를 모두 태웠다. 270여명 주민들은 가재도구 하나 챙기지 못하고 간신히 목숨만 부지했다.

임시 숙소 대신 3층짜리 망루 형태의 컨테이너 마을회관에서 1차 복구가 시작되기까지 약 2개월 동안 지냈다. 컨테이너 시설에 물이 끊겨 양재천에서 물을 길어다 썼고 식사는 대한적십자사 '밥차'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추락 현장과 포이동 재건마을 화재 현장 모습. 자료사진

 

정신적 충격을 받은 어린아이들은 대학생 자원봉사자 30여명이 돌봤다. 당시 강남구청은 화재 다음 날 주민들의 임시 거처를 인근 구룡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했다.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피해 주민들의 임시 숙소는 구청 직원들이 전화를 걸기 시작한 지 30여분 만에 특급호텔 두 곳에 마련됐다.

피해 주민들은 오후 1시쯤부터 호텔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아 마련된 임시 숙소의 가구당 하루 숙박비는 30만~50만원.

구청 관계자는 "일단 LG전자에서 모두 부담한 뒤 추후 보험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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