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중인 국가정보원이 지난 5월 RO 모임을 찍은 사진을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영상판독 연구원 이모씨는 "국정원으로부터 사진 파일 10장에 대한 위변조 판독을 의뢰받았다"며 "원본 사진이 아닌 복제본을 메모리 디스크 째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찍은 것으로 지난 5월 10일 곤지암 모임을 담은 사진 3장과 홍순석, 이상호, 한동근 피고인 3명의 대화 사진 7장 등 총 10장이다.
이 씨는 "위변조 검출, 메타데이터 실험, 육안 검증 등 3가지 방법을 동원한 결과 사진 대부분이 위변조 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진 10장 중 2장은 카메라 제조업체 정보인 메타데이터값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제출받은 사진 중 2장에서 메타데이터 값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동영상을 캡처했을 때나 사진을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전송하면 메타값이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메타데이터값이 나오지 않은 사진 2장에 대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사진의 위변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이 씨가 감정한 사진들은 모두 원본이 아닌 사본"이라며 "사본 파일이 원본 사진 파일과 동일하다는 걸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파일을 건네받았을 당시 해시값(파일 고유 코드)을 받지 못했다"며 "국정원이 차후에 해시값을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측이 "비교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원본 파일과 사본 파일이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재차 묻자 이 씨는 "해시값을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도" "저도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본이 원본과 동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 원본을 삭제하기 전 해시값을 확보한 뒤 사본의 해시값과 비교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