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새 주소 전면 시행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택배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는 벌써부터 우려했던 극심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카펫 전문 쇼핑몰인 A사는 택배회사와 매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문량이 폭주해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란데, 택배회사 측에서 새 주소가 기재된 물건은 배달하지 않겠다고 접수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
새 주소로 주문받은 물량은 일일이 옛 주소를 찾아야 해 일이 족히 5배는 많아졌다.
A사 대표는 "일단 새 주소 주문이 들어오면 얼어버린다. 옛 주소 찾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려서 주문 접수, 배송 준비 등 모든 과정이 늘어진다"며 "택배회사 2~3곳 모두 새 주소가 적힌 물품은 모았다가 다시 갖다 주면서 옛 주소로 보내라고 하니 바쁜 와중에 일이 이중, 삼중으로 많아져 미칠 노릇이다"고 말했다.
B화장품 쇼핑몰도 새 주소 때문에 제때 물건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불만 섞인 후기를 잇달아 올리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새 주소를 찾지 못한 택배회사 측이 물건을 영업소에 와서 찾아가라고 고객들에게 문자통보를 하는 바람에 배송 지연은 물론 아예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것.
B사 고객팀 관계자는 "하루에 출고, 판매되는 제품이 보통 천개씩 되는데, 택배회사 측에서 주소 때문에 배송에 문제가 있다고 일일이 우리에게 통보해주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하나 두개 정도 주소를 못찾아 누락된 제품이 길게는 몇 달간 택배 보관 창고에 보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로명 새주소 시행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가는 업무 혼란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울상짓고 있다.
주소 검색 시스템을 기존 지번 주소와 새 주소를 병행하고 있지만, 새 주소로 주문하는 고객 비율은 약 10% 정도.
지금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옛 주소로 바꾸는 작업이 가능하지만, 내년에 새 주소를 전면 도입하면, 고객들의 혼란은 물론, 어떻게 쇼핑몰을 운영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부산지역 주요 택배회사도 부산시에서 배포한 새 주소 지도를 토대로 지리 파악에 나서고는 있지만, 시간과 정확도가 생명인 택배업의 특성상 초반 큰 혼란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새 주소 도입을 앞두고 유통가는 벌써부터 큰 혼란에 직면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