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준양 회장.
정부의 압박으로 숱한 진퇴설에 시달리던 정준양 회장이 결국 물러나겠다는 뜻을 굳혔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정 회장이 앞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 나가느냐 이다.
일단 사의 표명은 포스코 이사회 의장인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에게 하는 모양새가 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물러날 뜻을 굳혔다”며 다만 “사의 표명 시기는 포스코 내부 절차를 거쳐 정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로 사의 표명이 내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고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정준양 회장과 임원진 등 내부 협의를 통해 이 문제가 논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정 회장의 사퇴는 시기의 문제이지 기정사실로 굳어지게 됐다.
사실 정준양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포스코를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 왔다.
정 회장이 사퇴 결심을 굳힌 것은 국세청 세무조사 등 정부의 압박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지난 9월 초 서울 포스코 센터, 포항본사, 광양제철소에 동시다발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정 회장 사퇴 압박용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나돌았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국빈만찬 초청자 명단에서 빠졌고 10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 명단, 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잇따라 제외되자 거취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