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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수천억 물린 한라그룹…투자자 반발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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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한라, 골프장 정상화해 처분하면 우리만 손실"

 

한라그룹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계열사 소유의 골프장에 대해 법정관리를 추진하고 나서자 투자자들이 '부채규모를 줄여 매각하겠다는 의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 북제주군 김녕리에 있는 세인트포 골프장.

36홀에 콘도미니엄까지 갖춘 골프장은 2008년 9월 골프매거진이 한국 10대 뉴코스로 선정하고 코리아 마스터레이디스 오픈 등 비중있는 대회가 개최될 정도로 잘 나가는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제주지역 골프장이 30개에 이를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2010년 세계 재정위기가 강타하면서 그나마 수익을 내던 골프장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라, 사업성 보고 투자 알고보니 '꽝'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땅값과 시공비를 조달해 이미 20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출발한데다 골프장 운영회사 '에니스'도 자금력이 취약해 2009년~2010년 회사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의 총자산은 2424억원인 반면 총부채는 3873억원으로 부채가 1449억원 초과한 상태다.

골프장 시공을 맡았던 한라건설이 골프장 경영에 참여한 것도 이맘때, 한라건설은 골프장 사업도 사업이지만 50만평 골프장의 배후지 80만평에 대한 2차 개발사업이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에니스가 부동산 신탁회사에 지고 있던 빚을 갚고 회사경영권을 확보 2010년 4월쯤 그룹계열에 편입했다.

이후 3년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200여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투입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골프장 수입은 계속 감소했고 투자유치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회원권 소유자.소액투자자 반발 '설상가상'

제주도 북제주군 김녕리 세인트포 골프장. 이 골프장은 호화로운 클럽하우스와 프리미엄급 코스로 개장초기 관심을 모았다(사진 제공=세인트포 골프장)

 

NOCUTBIZ
방대한 땅이 아까워서 였을까? 한라건설은 골프장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대신 법정관리를 통한 회사회생에 나서 현재 회사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골프장 회원권을 매입했거나 사업성을 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경영책임이 있는 대주주들의 주식이 100%소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선량한 투자자와 회원권 소유자들은 투자액의 40%를 감액당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세인트포 골프장 비상대책위원회 간부는 6일 CBS기자와 만나 "한라가 골프장의 경영권을 행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大)채권자로 둔갑해 군소채권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한 채권회수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라에 대한 채권자들의 불만이 더 큰 이유는 투자자들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한라건설은 에니스를 통해 골프장을 우회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액 2천억원은 고스란히 찾아갈 수 있어서다.

비대위는 이런 점을 거론하며 '채권액은 채권액대로 찾아가고 법정관리로 에니스의 빚을 털어내고 제값을 받고 매각하겠다는 의도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라 "투자자 보호 채권회수 않을 것"

이에대해 한라건설 관계자는 "한라건설이 가진 채권은 대부분 골프장 시공대금"이라며
"투자자들의 처지를 감안, 현재로서는 채권을 회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법정관리로 손해를 입게된 투자자들을 위해 법정관리 5년차부터 채권 우선순위를 양보하는 등
나름대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라그룹이 골프장을 정상화한 뒤 매각, 돈을 최대한 회수하는 방향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총 900억원을 투자한 350여명의 채권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라그룹은 부채비율이 높아 내년부터 주채무계열로 관리를 받게 된데다 투자실패 사례까지 겹쳐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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