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민주당은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종북세력'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선긋기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미리 준비됐던 것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 사례가 드문 만큼 매우 신중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무회의) 처리 과정에서 조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당 해산은 헌법 가치와 정당의 실제적 역사에 기초해 엄정하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보편적 가치인 사상 자유가 침해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통합진보당도 이번 기회에 당의 목적과 활동에 대해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주장대로 북한식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종북세력을 단호하게 배격한다"면서도 "종북척결을 정치수단으로 이용하는 준동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산심판 청구가 종북세력 척결을 위한 정부의 정당한 결정이었는지, 마녀사냥식 정치공작의 소산이었는지는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편견 없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줄 것"이라며 엄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통합진보당이 창당된 게 언제인가. 지난 정권과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목적을 몰랐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사법부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서 사태를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종북세력'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의 한 축이었던 민주당으로선 이번 사태에 휘말릴수록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