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중국의 여유법이 시행된 뒤, 한 달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이 30%~50% 급감했다. 여행업계와 쇼핑점 등은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 여유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여유법이 관광 시장에 끼친 영향과 대응 방향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① 여유법 시행 후 명동은 울상
② "물건 안 사면 못 나가"…저질 여행상품 난무했으니
③ '한국은 싸구려' … 벗어날 기회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 여행과 쇼핑 옵션 등은 '한국은 싸구려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밖에 없었다.
여유법 시행 이전 한 인바운드 여행사의 제주 관광 상품을 보면 매일 토산품, 면세점 등 쇼핑 일정이 포함돼 있고 공연, 승마, 카트, 열기구, 유람선 승선 등이 선택사항으로 짜여 있다.
일부 여행사는 비용을 아끼려고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관광지만 찾아갔고, 음식점과 쇼핑점 역시 자신들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방문했다.
이미 중국에서 한국보다 훨씬 거대한 고성을 보고 자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고성은 흥미로운 곳이 아니었다.
또한 중국인들이 가장 불만을 쏟아낸 것은 음식이었는데, 저가 음식을 먹은 탓도 있지만, 야채를 많이 먹는 중국인들에게 한국 식당에서 나온 음식은 야채가 부족하고 조미료 맛이 강하다고 했다.
중국이 저가 여행 상품 판매와 쇼핑 옵션 등을 금지한다는 골자의 여유법을 10월부터 시행한 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감소했다. 관광 상품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아직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전년 대비 30% 정도 수요가 줄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올해 10월 19일까지는 전년 대비 중국인 관광객 평균 증가율이 56%였으나, 여유법이 시행된 10월 이후 증가율은 20%대라고 밝혔다.
(송은석 기자)
하지만 중국 여유법의 시행이 '한국은 싸구려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과 최진 서기관은 "중국의 여유법 시행이 관광객의 일시적인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나 국내 관광시장의 저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장구조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팀장 역시 "일반적으로 3~4개월이 지나면 가격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다"며, "내년 춘절을 기점으로 관광객 수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장기적인 질적 성장 기반을 다질 채비를 시작했다. 단체 관광객은 다소 감소했지만 개별관광(FIT)의 경우 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 수립과 고부가가치 테마 여행 상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관광 상품에서 탈피해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가격이 아닌 상품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업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