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살인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이번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1일 전 여자친구 등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A(32)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지방법원 김도현 영장전담 판사는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전 여자친구 B(29) 씨와 B 씨의 여동생 C(24) 씨로부터 사업투자금 명목으로 13차례에 걸쳐 1억 7,6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낙지 살인사건' 피해자의 사망 보험금으로 받은 2억 원 중 5,000만 원을 관리해 달라며 B 씨 등에게 환심을 산 뒤 사업 투자금 명목과 차량 구입비용 등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낙지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사귀던 당시 A 씨가 만나던 또 다른 여자친구다. 두사람은 A 씨가 절도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헤어졌다.
낙지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A 씨는 지난달 대법원으로부터 살인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직접적인 증거 없이 간접 증거만으로는 A 씨가 여자친구 D(당시 21세) 씨를 강제로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의 혐의(살인)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했다.
A 씨는 지난 2010년 4월 19일 새벽 인천의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 D 씨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뒤 '낙지를 먹다가 숨졌다'고 속여 사망 보험금 2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A 씨는 절도 등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1년 6월의 확정 판결을 받아 복역, 지난달 21일 만기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