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번듯한 공장과 농가들, 왕복 4차선의 도로망 언뜻 보기에 수도권 일대의 살기 좋은 농촌마을.
CBS 노컷뉴스가 지난 28일 찾은 경기 평택시 도일동의 풍경이다.
도일동은 지난 2007년 6월 19일 경기도와 평택시 등이 브레인시티 개발을 선언하면서 성균관대 캠퍼스가 조성되는 등 495만㎡ 규모의 직주일체형 신도시 개발로 주목받았으나 여전히 6년 전 그때 그 모습.
브레인시티 개발 계획이 발표된 후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고시되면서 일체의 증·개축이 불허됐기 때문.
현재 브레인시티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시행사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자금을 구하지 못해 지구지정 해제의 위기를 맞고, 시효만 연장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일부 토지주들은 토지를 담보로 받은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은 물론 개발행위 제한으로 생업에 위기를 맞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평택 브레인시티 관련 고소장
◈재산권 제약에 세금 폭탄까지지난 2005년 노후에 전원생활을 꿈꾸며 일가와 함께 1만여 ㎡의 전원주택 부지를 매입한 A씨.
A씨 일가의 소박한 꿈은 브레인시티 개발계획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그토록 소망했던 전원생활은 고사하고 토지구입대금에 대한 8년간의 이자 2억여 원만 고스란히 물었다.
그런데도 토지에 건물이 없다는 이유로 재산세마저 누진세율이 적용돼 그동안 4,000여 만 원의 세금폭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현재 A씨는 브레인시티 개발과 관련해 지구지정 해제를 미루고 있는 경기도와 김문수 지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A씨는 "김문수 지사, 원유철(새·평택갑)의원, 시행자 등은 앞서 지난 2월 지구지정 해제 등을 유예했으나 현재에도 사업이 전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도도 지난 7월 지구지정 해제를 위한 청문회를 개최해 놓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2012년부터 한중테크벨리, 서탄산업단지 등 평택시 일원에서 벌였던 개발 사업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줄줄이 취소됐는데도 브레인시티는 누구를 위해 지연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개발행위 제한에 우는 중소기업들10년 전인 지난 2003년 도일동 일원에 터를 잡은 B(59세)씨.
평택시내에서 효소와 냉면 육수 등 농식품가공업으로 작은 성공을 거둔 뒤 확장을 위해 비교적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일동 일원의 토지 6,000여 ㎡를 당시 30억 원의 거금을 들여 구입해 사업장을 옮겼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브레인시티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B씨의 삶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당시 생산시설 허가만을 받아 놨던 B씨는 판매시설 부지가 있음에도 개발행위 제한으로 매장을 짓지 못해 납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 8월부터는 HACCP 인증시설을 갖추지 못한 공장에서는 육수 등을 생산할 수 없다는 식약청 고시로 인해 22년 동안 종사해 온 생업마저 위협받고 있다.
자금이 있어도 개발행위 제한으로 인해 HACCP 인증시설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B씨는 "시행사가 자금이 없어 6년 째 단 한 평의 토지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구지정 허가권을 쥐고 있는 경기도는 주민들의 피해는 아랑곳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총사업비 2조여 원에 이르는 평택브레인시티를 자본금 5억 원을 가진 시행사에 맡겨두고 허송세월하고 있는 경기도의 속내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