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외국정상 도청 등 첩보활동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확산하는 가운데 공화당 등 미국 정치권이 '정당한 활동'이라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 (공화) 하원 정보위원장은 27일(한국시각) CNN방송에 출연해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외국 정상과 민간인들의 통신 내용을 엿들었다는 폭로는 전혀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만약 미국 정보기관들이 국내와 외국에서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놀라울 것"이라면서 "필요없는 정보는 수집하지 않아야겠지만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면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 국민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이에 찬사를 보낼 것"이라면서 "이는 프랑스를 안전하게 하고, 미국을 안전하게 하고, 유럽 동맹국들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또 NSA가 한달만에 프랑스의 전화통화 7천만건을 도청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1천개의 퍼즐 가운데 3,4개를 갖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100%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밖에 "지난 1930년대에도 이런 논란이 있었고 당시 우리는 우방을 감시하는 능력을 포기하기로 했다"면서 "그 결과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부상했지만 우리는 이를 알지 못했고 수천만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 활동을 주도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도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방 첩보활동에 대해 "이는 오랜 기간 해왔던 것"이라며 최근의 논란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터 킹(공화·뉴욕) 하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은 사과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NSA는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수만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실은 프랑스도 미국의 정부와 업계를 상대로 첩보활동을 한다"면서 "독일도 이란, 이라크, 북한, 프랑스와 독일 국민을 상대로 (이런 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전날 뉴욕주 해밀턴의 콜게이트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의 우방들이 자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의 정보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종종 (정보 수집)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는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조각조각 단편적으로 유출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설명하거나 이해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