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자료사진=임종률 기자)
결국 불안했던 뇌관이 터지고 말았다. LA 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수비다.
다저스는 19일(한국 시각)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CS) 6차전에서 3회 4점, 5회 5점을 내주며 0-9 영봉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도 무산됐다.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푸이그의 잇딴 결정적인 수비 실수가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0-0으로 맞선 3회 다저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맷 카펜터에게 2루타,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타구와 2루 주자 카펜터의 주루 실력을 감안하면 무난히 득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송구는 2루로 향해 타자의 2루 진루를 막았어야 했다.
하지만 푸이그의 송구는 홈 쪽으로 향했다. 이미 2루 주자의 홈 쇄도를 막기에는 어려웠고, 커트 과정에서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공을 놓쳐 벨트란이 2루까지 갔다. 그러나 제대로 잡았더라도 타이밍 상 벨트란을 2루에서 잡기도 무리였다.
결국 커쇼는 맷 홀리데이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 2루에서 후속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벨트란의 2루 진루를 저지했다면 나오지 않았다면 주지 않았을 점수였다. 큰 경기의 중요성에 선제점을 내주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었지만 푸이그의 무리한 욕심이 부른 실점이었다.
▲5회도 포구 실책, 선발 커쇼 강판 빌미
마지막 4번째 점수도 푸이그의 송구 실책 때문이었다. 주심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으로 맷 애덤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맞은 2사 만루. 커쇼는 셰인 로빈슨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짧은 타구였고 전진 수비 상황이라 3루 주자는 몰라도 2루 주자는 홈에서 잡을 만했다.
하지만 푸이그가 뿌린 공은 포수 A.J. 엘리스의 키를 훌쩍 넘어갔다. 아웃 타이밍에서 나온 잔뜩 힘이 들어간 어이없는 송구였다. 푸이그의 실책으로 기록됐다.
5회도 푸이그의 수비가 대량실점의 시발점이었다. 무사에서 몰리나의 평범한 안타를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다. 단타가 2루타가 된 격으로 순식간에 무사 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흔들린 커쇼는 데이비드 프리즈의 안타, 애덤스의 2루타로 추가 1실점한 뒤 강판됐다. 다저스는 5회만 5실점, 사실상 승기를 내줬다. 푸이그는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수비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푸이그는 올 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의욕이 앞서 무리한 슬라이딩이나 송구가 적지 않았다.
푸이그는 정규리그에서 100경기 출전임에도 5개의 실책으로 NL 공동 6위였다. 수비 실책 1개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포스트시즌에서 푸이그에 대한 불안감은 현지에서도 적잖게 지적이 됐다.
올 시즌 푸이그가 없었다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어려웠을 테지만 결국 팀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뇌관이 터져버리며 다저스의 시즌도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