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무료 독감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부산의 한 보건소(부산CBS/강민정)
지난 14일부터 시내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되면서 보건소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백신 부족으로 물량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무료 접종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기기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부산의 한 보건소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이 늘어서고, 머리 희끗희끗한 어르신들로 넓은 보건소 앞마당은 발 디딜 틈이 없다.
모두가 지난주부터 시작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하려는 주민들이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7시부터 나와있던 김영복(67)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면 감기가 제일 무섭다"며 "올해는 백신이 모자라 늦게 가면 못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어 아침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하루 2천5백 명이 넘는 무료접종 대상자가 다녀가는 이 보건소는 언제 백신이 바닥날지 몰라 전전긍긍인 상황이다.
부산시내 보건소마다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맞으려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부산CBS/ 강민정)
최소 4만 명분의 백신을 보유해야 차질 없이 무료 접종을 마칠 수 있는데, 현재 확보한 물량은 필요치의 절반 수준인 2만여 개뿐이다.
어렵사리 이달 말 공급을 약속받은 추가 물량도 1만 7천여 개에 그쳐 자칫 2천여 명의 주민들은 예방접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보건소 담당자는 "25일까지 무료접종을 끝내고 이 기간 못 받으신 분들을 위해 27~29일 추가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백신 물량이 없으면 추가 접종을 진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제약사와 도매업체들이 물량 부족으로 납품단가가 높은 병.의원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면서 보건소마다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보통 입찰을 통해 보건소에 납품되는 백신 하나당 단가는 7천5백 원 선인데, 일반 병의원에 들어가는 단가는 9천5백 원 선이다.
16개 구.군 보건소는 무료 접종에 앞서 약품 확보를 위해 단가입찰공고를 냈지만,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을 반복해야 했다.
결국 경쟁이나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을 통해 백신을 공급받기로 결정하면서, 단가는 7천5백 원에서 최대 9천5백 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나마 수의 계약으로 확보한 물량도 넉넉지 않아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자못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