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시달려왔던 동양그룹이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청계천로 (주)동양 본사 모습. 황진환기자
최근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신용 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16일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최근 국내외 5대 경제현안 점검'이라는 주제 강의에서 "기업의 수익성 하락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부실 확대로 신용경색이 발생할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기업부실이 확대되면 비우량회사채를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비용이 높아지고 은행들은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출을 줄이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정 소장은 전망했다.
◈ 내년 경제 회복세지만 여전히 곳곳에 지뢰밭
"내년도 한국경제는 4년 만에 성장률이 소폭 상승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많은 위험요인이 잠복해 있어 아직은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어려운 상황"이라고 정 소장은 신중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 소장은 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5년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도 위기 이전 성장세 복원에는 실패했다"고 진단하고 "민간부문의 회복력 복원 없이는 저성장을 극복할 수 없다"며 "정부, 기업, 개인 모두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은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 체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성장모멘텀 확보'와 '위기 대비'라는 두 개의 난제를 동시에 돌파하는 기업의 실행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여력은 약화된 상황으로 올해 경제안정화를 위한 지출 확대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었으며 내년에도 복지지출 등 구조적 지출이 증가해 부양여력이 떨어질 것으로 정 소장은 전망했다.
또한 "주택경기 부진은 최근 일부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금리상승에 따른 주택구매력 약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효과 발생 지연 등이 주택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양적 완화 축소로 내년도 신흥국 금융불안 고조
정 소장은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3년 들어 선진국 경기개선에 힘입어 완만하게 상승 추세에 있지만 주요 신흥국은 취약한 펀더멘털과 금융불안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회복으로 지난 9월 연기했으나 내년중에는 본격화해 내년도 세계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하면 금리 상승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금융불안이 증가하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며 특히 취약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신흥국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