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록 음원공개 후 국민판단 맡겨야
-발견된 대화록, 수정본 아닌 '조작본'
-미완성본이라 삭제? 줄줄이 궤변
-대화록 유출? 지금 거론할 시기 아냐■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국회 정보위원장)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눴던 대화. 그 대화의 음원파일을 공개하자.’ 국회정보위원장이죠.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음원 파일 공개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서 의원은 ‘검찰이 봉하 이지원에서 발견한 최종본은 조작본일 거다.’ 이런 주장까지 하는데요. 이미 지난 금요일에는 봉하 측, 김경수 전 대통령 비서관의 입장을 들으셨고요. 오늘은 국회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날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눈 내용이 그대로 녹음된 게 있는 거죠?
◆ 서상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녹음을 한 이유는 뭡니까?
◆ 서상기> 그거야 당연히 관행상 녹음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녹취 풀기 위해서, 기록하기 위해서.
◆ 서상기>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누가 가지고 있죠?
◆ 서상기> 지금은 녹음파일이 국정원에 있죠, 아마.
◇ 김현정> 그런데 그걸 공개하자, 열람하자고 제안하신 이유는 뭡니까?
◆ 서상기> 대충 다 아시겠지만 지금 사실상 국가경제라든지 서민생활, 우리에게 산적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되는데요. 이런 NLL 문제, 또 사초 실종이 아니고 사초 도난사건 이런 것들 때문에 국회가 마비될 상태까지 왔다는 것은 정말 참 안타까운 일이고 불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원인이 전부 어디 있느냐. 양쪽의 주장이 다 다릅니다. 검찰 주장이 있고 또 야당 주장이 있고 여당주장이 있고, 또 관련된 사람들이 있고요.
그렇다면 하루 빨리 이걸 마무리 짓고서 빨리 우리 정치권 본연의 임무인 민생 해결에 여고 야고 전념을 해야 되는데, 그걸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지금 방법을 못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일한 방법, 합법적인 방법, 가장 확실한 방법인 ‘음원 공개로서 이걸 마무리 짓자.’ 그런 제안입니다.
◇ 김현정> 음원 공개를 해서 다 들을 수 있게 되면 투명하게 정리 되지 않겠느냐. 논란을 끝낼 수 있지 않겠느냐, 한마디로 이런 말씀이세요?
◆ 서상기>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몇 가지 우려점이 있습니다. 우선 음원공개를 한다고 해서 정말로 논란이 정리 될까? 국정원 대화록의 내용을 다 보고 나서도 국민들 의견은 갈렸고, 정치권 의견도 정반대로 갈리지 않았느냐. 이건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일 거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 서상기> 정치권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100% 확실한 것까지 끝까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그런 행태를 많이 보여 왔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들어보시면 아마 마무리가 되실 겁니다.
누가 범법행위를 했고 NLL 포기 취지의 발언을 했느냐 안 했느냐, 여기에 또 사초가 조작이 됐느냐 안 됐느냐. 국민들은 다 판단하고 계실 테니까 저는 이걸 국민들을 대상으로 염두해 두고 드린 말씀이지, 정치권에는 무슨 얘기를 해도 그 마지막 순간까지 아마 자기주장하고 궤변 늘어놓고 또 허위 증거를 대고서 국면전환용이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겠죠. 국민들이 판단 할 겁니다.
◇ 김현정> 지난번 국정원 대화록을 다 보고나서도 국민들 판단이 엇갈렸는데요?
◆ 서상기> 엇갈린 이유가 있죠. 그 대화록이 허위다, 가짜다 해서 국가기록원 문을 열었지 않습니까? 그 대화록이 가짜라고, 국가기록원 문 열면 진본이 있을 거라고 얘기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지금 그것 때문에 이 사건이 더 커지고, 더 벌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때만 하더라도 대화록에 있는 정도의 내용 가지고 NLL 포기하자는 발언의 취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각자 덮어놓고, 앞으로 우리가 NLL을 수호하는데 여야 힘을 모으자. 그래서 덮자. 그리고 민생에 전념하자, 이렇게 하기로 했는데요. 다시 여기에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리고 국회의원 3분의 2가 동의하는, 개원할 때 쓰는 그런 절차까지 밟고서 지금 문제가 더 커지게 됐지 않습니까?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합의돼가고 논란의 종지부를 찍으려고 하는데, 문재인 의원이 다시 불붙였다는 그 말씀이시죠?
◆ 서상기> 그렇죠. 의도적으로 잘못 붙였는지, 모르고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불을 더 크게 붙였고요. 더 큰 사안이 벌어진 거죠. NLL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느냐 안 했느냐, 이거에서 지금은 그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초를 누가 빼돌렸고 누가 훼손을 했고 누가 조작을 했느냐. 어떻게 보면 더 큰 문제가 지금 걸려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난번 대화록을 공개하느니 마느니 가지고 논란을 벌였을 때에도 가장 염려가 됐던 게 ‘정상 간의 비공개 회담 내용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개된다는 것. 이게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우려 아니었습니까?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나 국가 전체로 봐서는 국익에 엄청난 손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어디 가서 비공개 회담할 때 편하게 말씀하실 수 있겠느냐.’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 서상기> 그 이야기를 하는 배경은 물론 국가의 위상이라든지 국가의 신뢰성을 걱정해서 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상 뒤집어 보면 그게 공개 되면 더 큰 문제가 터지고요. 그동안에 아니다, 아니다하고 이것저것 거짓말하던 게 다 들통 나니까 겁이 나서 계속 뒷걸음치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국익 자체를 놓고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상기> 그런 문제가 없이 공개를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그러나 지금 불이 났는데 옆집으로 지금 불이 옮겨 붙을 판이고. 그런데 지금 물을 뿌리지 마라. 왜냐하면 집안에 상당히 비싼 그림도 걸려 있고 현금다발도 있으니까 물을 뿌리지 말라는 것과 똑같은 논리입니다. 지금 어느 게 더 크냐. 지금 대한민국의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나 많고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거짓말에 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에 지금 휘말려서 끊임없이 논쟁만 하고 있을 것이냐.
빨리 이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민생에 전념해도 지금 부족할 판인데. 그래서 종지부를 찍자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은 불을 끄고 보자는 것이지, 거기에 물 뿌려서 가재도구하고 비싼 옷들이나 현금 다발 뭉치 못 쓰게 되는 거 걱정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이 불 끄는 게 더 시급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외교상 관례에 어긋나서 국익을 해치는 일보다 일단 불 끄는 게 더 시급하다는 말씀인가요?
◆ 서상기> 그리고 국익에 관한 문제는 얼마든지 나중에 우리가 또 차차 이해를 시킨다든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외교니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불을 안고 언제까지.. 국정감사가 내일 모레인데 언제까지 민생 제쳐놓고 이 짓하고 있습니까? 국민들 분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얘기를 좀 돌려보죠. 결국 음원파일 열람 얘기까지 나온 이유는 지금 이지원에서 대화록의 최종본을 믿지 못하시겠다는 뜻이죠?
◆ 서상기> 네.
◇ 김현정> 단순한 심증입니까, 아니면 어떤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서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 서상기> 그런데 초안하고 수정본이라고 방금 말씀하셨는데,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정본이라는 용어는 절대적으로 잘못 쓴 겁니다. 그거는 조작본입니다.’
◇ 김현정> 조작본이다? 왜 조작이라고까지 생각하세요?
◆ 서상기> 당연하죠. 왜냐하면 정상 간의 대화록을 녹음해 놓은 것을 실무자가 온 신경을 곤두세워서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받아쓴 것, 그게 원본이고 양심본입니다. 그걸로서 끝나는 것이지. 그걸 읽어보고 ‘내가 얘기하고자 한 내용하고 취지가 좀 다르네. 이거 잘못하면 오해받겠는데? 이것 밖으로 나가면 골치 아프게 생겼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말씀하셨다는 게 아니라 그 보좌진들이 예를 들어서 ‘이거 다시 한 번 손 좀 봐.’ 이랬다면 그건 당연히 조작본이죠. 그거는 대통령 개인의 연설문도 아니고요. 초본하고 수정본이 있을 수 없습니다. 원본하고 조작본만 존재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우리 정상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정상회담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정상은 거기 녹음해서 나름대로 그 원본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고친다고 해서 고쳐집니까? 다만 우리 국민들에게 눈속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고치는 게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 김현정> 그런데 서 의원님, 봉하 측에서는 ‘교열 교정 수준이다.’ 특히 조명균 비서관 얘기로는 ‘녹음파일에 앞부분이 잘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듬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수정본, 최종본 나오고 삭제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그러니까 정리하는 차원에서 미완성본을 삭제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데요?
◆ 서상기> (웃음) 웃어서 죄송합니다마는 그러니까 이게 궤변이고, 이런 것들에 대한 진실이 줄소환을 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줄소환 당하고 검찰에 가서 바른 말 하겠죠. 바른 말 하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진실을 밝히면 다 이제.. 얼마나 조작이 됐는지, 또 왜 조작이 됐는지, 누가 주도했는지. 그래서 자꾸 제가 음원을 공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말의 희망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으니까 검찰에 가서 바른 말만 하고 진실만 밝히고 응분의 처분만, 처벌만 받으면 그걸로 끝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서 의원님, 그 삭제됐다는 초본을 검찰이 지금 복구했잖아요?
◆ 서상기> 복구했죠.
◇ 김현정> 들고 있는 거잖아요?
◆ 서상기> 그렇죠.
◇ 김현정> 그렇다면 음원파일 공개라는 또 다른 차원의 논란으로 가지 말고, 복구한 초본을 공개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왜 공개 안하고 있는 거죠?
◆ 서상기> 그렇죠. 그게 하나의 방법이고. 또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음원을 듣고 이렇게 녹취록을 적어 쓴 실무자가 그걸 딱 한 번에 작업을 다 끝냈다고는 볼 수 없을 그런 개연성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도 많이 속았기 때문에. 2007년도에 ‘NLL에 대해서는 이렇게 논의한 바조차 없다.’ 이런 식으로 시작해서 거짓말이 거의 몇 년을 이어왔는데요. 어쨌든 간에, 그리되면 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아예 음원을 공개해서 확실하게 끝을 내자, 이런 뜻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음원파일 공개는 또 논란이니까 거기까지 가지 말고요. 기왕 대화록은 공개가 된 거니까 검찰이 복구했다는 그 초본하고 최종본 나온 것하고 비교해서 어떤 차이인지를 국민들께 보이면 될 텐데, 왜 그걸 감추고 지금 계속 정쟁만 하고 있는 것인가. 이 부분이 국민들은 궁금하거든요?
◆ 서상기> (웃음) 저도 그게 답답합니다. 그러니까 아예 처음부터 우리 국정원의 108페이지짜리 녹취록이 발표 됐을 때, 거기에서 얼마든지 끝낼 수도 있는 것을 지금 이런 식으로 끌고 가다 보니까 더 큰 범죄 행위가 지금 발각이 되고, 더 크게 국민을 속인 사실이 지금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처음에 실무자가 만든 초안하고, 조작본하고 그 차이를 비교해 보면 도움은 되겠지만 또 이제....
◇ 김현정> 그래도 안 될 거다?
◆ 서상기> 그것 또 거치느라고 두 달, 세 달.. 지금 우리 경제가 하루가 급한데 언제까지 이 짓하고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빨리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자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검찰에서도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저를 나’라고 바꿨다든지, 이 정도 차이‘ 라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음원파일 공개까지 가는 건 더 큰 논란을 일으키는 것 아닌가요?
◆ 서상기> 그것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저를 나’로 바꿔도 그건 조작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이 한 ‘저도 나’로 바꿨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 ‘저도 나’로 바꿨다. 외교상 관행에 의해서 그것은 교정을 본 것이다.‘ 이런 보도도 나오던데요?
◆ 서상기> (웃음) 그 짓을 왜 합니까? 국가기록원에 넣어두면 30년 후에 볼 건데, 그 짓을 왜 합니까? 다 뻔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외교상 관행도 아니다?
◆ 서상기> 뭔가 고치고 싶던 차에 손을 어디서부터 대야 될 텐데.. 뭐, 성형수술도 조금만 하다보면 중독이 되듯이 다 이렇게... 한 번 두고 보십시오. 내가 지금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요. 이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게 정말 의미 있는 조작인지, 아니면 단순히 ‘저하고 나’ 하고만 이걸 고쳤는지. ‘저하고 나’ 하고만 고쳤더라도 이건 성형수술에 속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저하고 나’ 고치고 나면, 또 다른 것 고치고 싶고...
◇ 김현정> 성형수술에 중독되듯이 줄줄이 고쳤을 거다, 이런 말씀인가요?
◆ 서상기> 거의 그런 수준이 아닐까.
◇ 김현정> 복구된 초안은 보셨어요?
◆ 서상기> 못 봤습니다.
◇ 김현정> 못 보셨는데 너무 확신하시는 것 아닙니까?
◆ 서상기> 못 봤지만 상식적으로... 검찰에서도 ‘저하고 나’ 하고만 차이가 아니고,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검찰에 계신 분들은 훌륭하신 분인데, ‘저하고 나’ 그 차이를 의미 있는 차이라고 말씀했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두고 보십시다.
◇ 김현정> 여당이시기 전에, 국회정보위를 이끌고 계시는 위원장이시니까 질문 드리겠습니다. 지금 야당 측에서는 ‘대화록이 어떻게 불법유출 됐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대화록 유무만큼이나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서상기> 야당이 급하니까 한 이야기 같은데요. 불법유출 된 적이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의혹이 있으면 그거야 당연히 검찰 수사를 통해서 밝힐 수 있겠죠. 그러니까 그것을 지금 거론할 시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증거가 인멸되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들이 해외로 도주하는 것도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