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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푸어'부터 '하메족'까지…부동산 신조어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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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0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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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신조어가 대세…일본어 퇴조 현상 뚜렷

 

세계화의 확산과 새로운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 외래어와 전문 분야의 영향을 받은 신조어들이 많이 늘어나는 가운데 부동산 연관 신조어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과 관련해 새로 만들어져 통용되는 용어는 '렌트 푸어'처럼 널리 쓰이는 말부터 비교적 생소한 '하메족'까지 다양하다.

'과다한 월세나 전셋값 지출로 가난해져 살기 어려운 사람'을 뜻하는 '렌트 푸어'는 외래어지만 지속하는 전월세난과 맞물려 친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조어인 '하우스 푸어'(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대출이자와 빚에 짓눌려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 역시 널리 쓰이며 당당한 신조어로 인정받았다.

반면 '거주 비용을 아끼려고 가족이 아닌 사람과 집을 같이 사용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하메족(housemate族)'은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쓰이긴 하지만 아직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단어는 아니다.

'한콩집'(땅콩집과 비슷한 외형이지만 단독 주택처럼 한 필지에 한 채만 지어진 집)과 같이 순수 우리말 신조어도 물론 존재하지만 최근 부동산 신조어의 절대다수는 영어에서 파생된 것이 특징이다.

'주택관리 버틀러'(전구를 갈아주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대리주차, 청소, 택배 보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택관리 집사), '공공 원룸텔'(국가나 민간업체 등에서 1∼2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호텔식 원룸) 따위는 모두 영어와 결합한 신조어들이다.

이밖에 '스마트 안전주택'(기상 이변이나 자연재해 등이 일어났을 때 안전할 수 있도록 자동화 시스템 따위로 설계된 주택), '도심 역턴'(교통과 편의시설 따위의 문제로 신도시의 거주 인구가 도심으로 다시 이동하는 현상) 등 영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도 부동산 업계에 새로 등장한 단어들이다.

이처럼 영어 신조어가 대세를 이루는 것은 과거에 건설·부동산 현장에서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 흔히 쓰인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2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건설 현장에서 일본어가 범람하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신인 문화부는 1992년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일본어투 용어 392개를 우리말로 순화한 '우리말 건설 용어집'을 펴내기도 했다.

'우리말 건설 용어집'에 순화 대상으로 포함된 일본어 파생어 가운데 함바(건설현장 식당), 노가타(인부·흙일꾼), 자바라(돌림띠), 구르마(수레) 등 극히 일부는 지금까지도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나 나머지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부동산 신조어를 비롯해 최근 생겨난 새로운 말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이런 말도 있어요' 코너를 마련해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 코너를 통해 특정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지, 국어사전에 올라야 하는지 등에 대해 대중의 견해를 물은 뒤 신조어의 우리말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방침이다.

예컨대 현재까지 총 103명이 참여한 '렌트 푸어'에 대한 설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다'는 답변이 43%(45명), '쓰지 않는다'가 54%(56명)로 팽팽히 맞서 있다. 국어 사전 등재 여부를 묻는 말에는 '그렇다'가 26%(27명), '아니다'가 72%(76명)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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