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부산CBS 이강현 기자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 저녁 7시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 동안의 대장전에 돌입했다.
개막식이 열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앞에는 이날 오전부터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는 스타들을 보다 가까이서 보려는 영화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새벽 6시부터 영화의 전당을 찾았다는 김은비(14.중2)양은 "지난해에는 학교 다녀오느라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마침 휴일이라 아침 일찍부터 친구들과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김정미(26) 씨는 "일부러 여름휴가를 영화제에 맞춰 아침 첫 차를 타고 내려왔다"며 "하루종일 개막식 기다리느라 지루하기도 했지만 기다렸던 영화들을 본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오후 6시반부터 유아인, 옥택연 등 유명 연예들이 속속 등장하자 레드카펫 주위에는 교복을 입은 10대 여중생에서부터 40대 해외 주부 팬클럽 부대까지 한데 모여 스타의 이름을 연호했다.
영화팬들은 스타들이 걷는 모습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고,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하는 등 1년을 기다려 온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말해주듯 곳곳에서 한류스타들의 플래카드를 들고 서있는 중국과 일본 해외 팬들도 눈에 뛰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비프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박중훈과 여배우 하지원, 일본배우 오다기리 죠 등 국내외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제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인 이란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락샨 바니 에테마드, 샤를 테송 위원장, 한국의 김기덕 감독 등 세계 거장 감독들도 무대에 올랐다.
또 개막식에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검은 색 양복에 흰 셔츠, 어두운 은빛 넥타이를 매치한 격식을 갖춘 모습으로 영화제를 찾아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레드카펫에서는 여배우들의 노출경쟁은 없었다. 지난해까지 신인배우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파격적인 노출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이번 레드카펫에는 민망할 정도의 노출은 없었다.
18회 비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옥택연, 이연희 (이명진 기자)
이날 개막식은 사회를 맡은 배우 곽부성과 강수연의 인사말에 이어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의 개막선언으로 막이 올랐다.
곽부성은 "이번이 세 번째 부산 방문인데, 올해는 사회를 맡은 만큼 부산영화제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개막선언과 함께 화려한 축포가 하늘에 터지자 관객 5천여 명은 일제히 가을영화의 품으로 빠져들었다.
인도 남부지방의 전통춤을 매개로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과 자기 희생을 담아낸 개막작 '바라:축복'이 상영되자 관객들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개막작을 시작으로 이번 영화제에는 전 세계 70개국에서 초청된 301편의 영화가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7개 극장에서 선을 보인다.
특히 1970~80년대 한국 대중영화의 최전선에 섰던 거장 임권택 감독의 작품 70편이 한국영화 회고전을 통해 상영되고, 얼마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박철수 감독의 추모전 등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또, 해운대 파빌리온 야외무대와 남포동 비프광장에는 관객수 550만을 기록한 히트작 '감시자들'의 조의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한효주,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하정우 등 국내외 유명 배우들도 관객들을 직접 만나 영화제의 활기를 함께 느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