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가 '리틀' 허재에게 "나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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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순위 신인 김민구 "제2의 허재 아닌 제1의 김민구 되겠다"

전주 KCC 허재 감독(사진 오른쪽)과 2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구 (사진=송은석 기자 raphacondor@cbs.co.kr)

 

"제2의 허재가 아닌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

지난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는 한국 남자농구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는 무대였다. 경희대 4학년 가드 김민구(22, 190.4cm)는 16년만의 농구 월드컵 출전 여부가 걸린 토너먼트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쳐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회가 끝난 뒤 관계자들은 "제2의 허재가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뛰어난 기술과 외곽슛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까지 갖춘 김민구는 '농구대통령' 허재 전주 KCC 감독의 현역 시절을 많이 닮았다.

공교롭게도 '제2의 허재'가 '진짜' 허재의 품에 안겼다. KCC는 3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김민구를 지명했다.

김민구는 단상 위에 올라가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제2의 허재가 아닌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고 당차게 말해 행사장을 찾은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어린 선수로서 보통 용기가 아니라면 쉽게 내뱉을 수 없는 각오였다.

김민구는 "단상 위에서 얘기했지만 허재 감독님은 꼭 뛰어넘고 싶은 롤 모델이다. 나는 제1의 김민구가 되고싶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선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보통 자신감이 아니다.

허재 감독은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김민구는 "앞으로 레이저를 맞으면서 커야할 것 같다"더니 "하지만 최부영 감독님 아래에서 4년을 버텼기 때문에 그 정도는 뭐"며 웃었다.

이어 "사실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혼나면 자책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재 감독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김민구의 당찬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있게 얘기하는 것은 늘 좋은 것 같다. 마음가짐 자체가 좋다. 마음만 가지면 안되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구가 자신을 능가하는 선수가 되어주기를 희망했다. 허재 감독은 "언제까지 허재겠나. 나를 넘는 선수가 나와야 한국 농구가 발전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제자의 도전에 용기를 불어넣었다.

한편, 김민구는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사실 1순위가 되지못한 점에 대해 나도 사람이다보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첨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1-2순위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신인왕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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